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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적자인데?…또다시 등장한 '신공항' 건설[단골공약①]

등록 2026.05.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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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5.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김세은 인턴기자 =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다시 ‘신공항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공항은 지역 표심을 겨냥하는 대표적 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선거철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공약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들은 신공항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제주 제2공항, 경기국제공항이 핵심 공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지방공항의 현실은 냉혹하다. 지난해 기준 전국 15개 공항 가운데 9곳이 만성 적자 상태이며, 누적 적자만 800억원대에 달한다. 고속철도망 확충으로 국내선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공항 건설이 곧 수요’라는 낙관론은 설득력을 잃었다.

이처럼 기존 공항들조차 만성적인 운영난에 처한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 등장한 신공항 사업 역시 낙관하기는 어렵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대구 군·민간 공항을 경북으로 통합 이전하는 사업이다. 2025년 정부 고시를 통해 기본 계획이 확정됐으나, 14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건설비를 기존 공항 부지 개발 수익으로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 특성상, 투자 유치 실패나 부동산 경기 침체 시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대한 주요 후보들의 입장 (사진=후보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대한 주요 후보들의 입장 (사진=후보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자금 조달 문제를 의식한 듯 앞다퉈 '국가 책임 강화'를 통한 전폭적인 국비 지원을 약속했다. 오중기 더불어민주당·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 역시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국제 물류·교통 허브’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수익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조 원대 국비 투입이 현실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초기에는 지방 재원을 기반으로 추진되던 사업이 수익성이 불확실해지면서 중앙정부로 떠넘겨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제주 제2공항 조감도(2단계 사업 포함). 2024.09.04. (사진 제공=국토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제주 제2공항 조감도(2단계 사업 포함). 2024.09.04. (사진 제공=국토부)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제2공항은 제주국제공항 혼잡 해소를 목적으로 서귀포시 일대에 추진 중인 사업이다. 당초 급증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계획됐으나 최근 실제 여객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며 사업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이용객은 지난 2015년 예측치보다 1,000만 명 가량 적었다. 계획과 현실 사이의 수요 오차가 확인되면서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공항 건설 비용을 지자체와 공동 부담하는 방안으로 사업비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막대한 재정 부담이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의 사업비는 7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환경 파괴 및 오버투어리즘을 우려하는 제주시민 중심의 반대 여론도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제2공항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기철 국민의힘 후보는 신속한 예산 집행과 조기 착공을 강조했고 김성범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경기국제공항은 수원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해 경기 남부에 신규 공항을 짓겠다는 구상이지만, 앞선 두 공항과 달리 정부 고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약속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도 최종 후보지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예비 후보지만을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고시가 오는 6월로 임박했으나, 지자체 간 갈등과 행정 조율 지연으로 사실상 누락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다음 계획까지 최소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서울=뉴시스]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주요 후보들의 입장 (사진=후보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주요 후보들의 입장 (사진=후보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경기국제공항’은 이번 선거판에 다시 등장했다. 양향자 국민의힘·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각각 수원 군공항 이전과 연계한 국가주도의 추진 필요, 인천공항을 잇는 ‘반도체 익스프레스’ 구축을 언급했다.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 또한 지난 선거에 이어 경기국제공항 배후 부지의 경제자유구역 조성 추진을 핵심 구상으로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항 정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지역 활성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정치적 논리로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공항은 철저한 경제성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양·무안공항 등을 예로 들며 “충분한 경제성 분석이나 배후 단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채 정치적 시각에서 추진된 공항들은 결국 자체 수익을 내지 못해 지속적으로 세금이 투입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현재 선거에 나온 신공항 건설 공약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선심성 공약으로 지역 주민을 현혹하고 국가 재원을 낭비하는 악순환에 이제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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