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에 SK하이닉스까지 '자금조달 러시…강세장 끝물 신호?
등록 2026.07.15 14:46:14수정 2026.07.15 14:58:24
AI 투자 위해 주식 발행 급증·자사주 매입은 둔화
"강세장 후반 나타나는 현상…닷컴버블 직전과 닮아"
"증시, 고평가만으로 무너지지 않아…AI 호재로 랠리 지속"
![[서울=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750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850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SK하이닉스는 260억 달러 이상의 미국예탁증권(ADR)을 발행했다. 사진은 지난4월22일 서울에서 열린 월드IT쇼 행사장에 SK하이닉스 로고가 보이는 모습. 2026.07.15.](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2185696_web.jpg?rnd=20260714003822)
[서울=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750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850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SK하이닉스는 260억 달러 이상의 미국예탁증권(ADR)을 발행했다. 사진은 지난4월22일 서울에서 열린 월드IT쇼 행사장에 SK하이닉스 로고가 보이는 모습. 2026.07.1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세계 최대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3년 9개월째 이어진 미국 증시 강세장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750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850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SK하이닉스는 260억 달러 이상의 미국예탁증권(ADR)을 발행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두 배 이상 올랐지만, 기업들이 호황을 자금 조달 기회로 활용하면서 시장의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세장이 오래 지속됐거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끝나지는 않지만, 신규 주식 발행이 투자자 수요를 웃돌 정도로 늘어나면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1999년 말과 2000년 상반기에도 기업들의 주식 발행이 급증했고, 이는 닷컴버블 붕괴를 부추긴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IPO와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판매된 신규 주식 규모는 3447억 달러로 이미 2022~2025년 연간 규모를 모두 넘어섰다.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롭 아노트 회장은 "주식 발행은 강세장 후반부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AI 투자 경쟁과 맞물려 있다. 스페이스X와 SK하이닉스에 이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도 상장을 준비 중인 반면 자사주 매입은 줄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공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주식과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는 이들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가 8000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4500억 달러)보다 크게 늘고, 내년에는 1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존 로이드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멀티섹터 크레딧 총괄은 "많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자사주 매입 대신 신규 주식 발행으로 자금 조달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AI 이전에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 자사주 매입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강세장이 곧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약 80조 달러에 달해 신규 발행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회장은 "주식 발행 증가와 자사주 매입 감소만으로 강세장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고 미국 경제도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S&P500 배당수익률이 1.05%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만큼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역사적으로 증시는 고평가만으로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티 일마넨 AQR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대표는 "AI 관련 호재가 이어진다면 이번 랠리는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역사적으로 강세장을 끝낸 것은 금리 급등이나 새로운 규제, 예상치 못한 위험이었다며, 1987년에는 포트폴리오 보험,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강세장을 끝냈다고 전했다. 막스는 "현재 시장을 무너뜨릴 만한 뚜렷한 위험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며 "가까운 시일 내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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