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50% 파격 지원…'모듈러 주택' 공급 게임체인저 될까
등록 2026.08.17 05:00:00수정 2026.08.17 06:12:23
공기 단축 이점에도 공사비 30% 비싸
공사비 지원·공공발주 2만호 '마중물'
'싸구려' '임시 거처' 인식 극복해야
건설업계 "설계 자유도·고급화 관건"
![[서울=뉴시스]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모듈러주택 건설 현장에서 초대형 크레인이 공장에서 제조 후 운송된 유닛을 양중해 옮기는 모습. (사진=LH 제공) 2024.07.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7/08/NISI20240708_0001595399_web.jpg?rnd=20240708005232)
[서울=뉴시스]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모듈러주택 건설 현장에서 초대형 크레인이 공장에서 제조 후 운송된 유닛을 양중해 옮기는 모습. (사진=LH 제공) 2024.07.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8·13 공급 대책을 통해 모듈러 주택 활성화 지원에 나섰다. 공기 단축의 이점에도 높은 공사비에 발목 잡혀온 모듈러 주택 시장에 공공이 마중물이 돼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발주물량 확대 ▲고층 모듈러 시범사업 ▲모듈러 특별법 제정 등의 모듈러 공법 지원책을 담았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외벽체와 창호, 배관 등을 포함한 개별 주거공간 약 80%를 박스 형태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한 후 설치하는 형태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와 함께 대표적인 탈현장 건설(OSC) 공법이다.
모듈러 주택의 최대 강점은 속도다. 공장과 현장 공정을 병행할 수 있어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과 비교해 30% 내외의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 아파트 한 단지를 짓는 데 2년이 걸린다면 모듈러 공법으로는 1년6개월이면 된다는 얘기다.
현장 인력 소요가 적고 고소(高所)작업이 크게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성이 낮다. 최근 건설인력 고령화·외국인 증가 추세 속에 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생산하는 모듈러가 기능공 숙련도 의존도가 높은 기존 공법보다 시공 품질 관리가 쉽다.
다만 철근 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비가 30% 이상 비싸다. 공사비 상승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공법보다 비싼 모듈러 공법을 택하긴 쉽지 않다.
더욱이 인증체계가 정비되지 않았고 발주절차도 미비해 발주 물량이 적고,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없어 높은 단가가 유지돼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해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현재 연평균 3000호에서 5000호로 늘려 2030년까지 총 2만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공공주택 건설 시 일반공법 대비 초과 소요되는 공사비(호당 7000만원)의 약 50%를 재정지원한다.
20층 이상 고층 모듈러주택 단지 조성 시범사업도 병행한다. LH 의왕초평 A4BL(22층·381세대)이 2027년 11월, GH 하남교산 A1BL(25층·400세대)이 2027년 2월 각각 준공·착공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7 공급 대책에서도 특별법을 제정해 모듈러 주택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모듈러 건축 활성화 및 지역 중소기업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 등 2건이 심의 중이다.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한국철강협회 모듈러건축위원회의 '국내 모듈러 시장 조사'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시장 건축 규모는 2015년 365억원에서 2023년 8055억원까지 성장했다. 이후 2024년 557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6074억원 규모로 다시 반등했다.
다만 '조립식 주택은 싸구려' '임시 거주용'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모듈러 단독주택의 경우 지방의 '세컨드홈' 수요가 있지만 공동주택의 경우 공공에서만 시도되고 있다.
민간이 초기 비용을 감당하고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보니, 실제로 국내 최초로 모듈러 학교·공동주택 사업을 수행했던 포스코이앤씨의 자회사 포스코 A&C는 올해 모듈러 제작·설치 사업을 유창이앤씨에 넘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지원과 고층 시범사업을 통해 공공이 마중물이 되면 건설기업들의 모듈러 기술 개발 유인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다만 대량 생산 특성상 철근 콘크리트 공법과 비교해 떨어지는 설계 자유도와 고급화 한계를 극복해야 민간 공동주택 모듈러까지 확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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