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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재건축 줄줄이 '무혈입성'…경쟁 사라진 수주전

등록 2026.09.26 12:00:00수정 2026.09.26 12:10:25

여의도 9개 단지 중 한양만 경쟁 이뤄져

은하·삼익 현설에는 GS건설만 참석해 유찰

공사비 오르고 수익성 떨어지자…경쟁 '시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남훈 인턴기자 =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하나둘 입지를 선점해가는 가운데 경쟁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 시공사 선정이 끝난 사업지 5곳 가운데 4곳이 경쟁입찰 없이 시공사를 정했고,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4곳도 경쟁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에서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재건축 사업지는 공작·한양·대교·목화아파트와 광장아파트(38-1번지, 1~2동)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 곳은 한양아파트가 유일하다. 공작·대교·목화·광장 38-1은 단독 응찰로 입찰이 잇따라 유찰된 뒤 수의계약 절차를 거쳐 시공사가 결정됐다.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시범·화랑·삼익·은하아파트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시범아파트는 삼성물산의 단독 참여로 두 차례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았고, 화랑아파트는 대우건설 단독 응찰로 1차 입찰이 유찰됐다. 삼익·은하아파트는 지난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GS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최근 시공사 선정이 끝난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 사업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6월 열린 첫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만 참여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7월 열린 2차 현장설명회도 현대건설만 참여하며 다시 유찰됐다. 이후 수의계약 절차로 전환됐다.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고 지난 19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 사업은 여의도동 38-1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3개 동, 총 40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5463억원이고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윌로우 168'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광장아파트(38-1번지, 1~2동)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한양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 여의도 사업지를 확정했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는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할 수 있다.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2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 유찰되는데,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려면 2회 이상 유찰돼야 한다.

 여의도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시범아파트 역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7월 있었던 시범아파트 본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하며, 한 차례 유찰됐다. 이후 지난 3일 2차 현장설명회에서 삼성물산이 또 단독으로 참석하며 2차 유찰과 함께 수의계약 추진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5월 열린 첫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호반건설, 제일건설 등 7개사가 참석했다. 하지만 실제 입찰에서는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시범아파트는 여의도동 50번지 일대 10만9307㎡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59층, 21개동, 2491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대교와 목화아파트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시범아파트까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912가구, 목화아파트는 420가구 규모로 모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을 거쳐 시공권을 확보했다.

화랑아파트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지난 18일 진행된 1차 입찰에는 대우건설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과 자이에스앤디가 참석했지만, 자이에스앤디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화랑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사업은 여의도동 40-4번지 일대 9395㎡ 부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285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익·은하아파트는 현장설명회부터 단독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 21일 열린 두 단지의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만 각각 단독으로 참석했다. 두 단지는 사업시행자는 다르지만 인접해 있어 한 시공사가 두 사업을 맡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GS건설이 두 사업에 모두 참여하면서 이른바 '자이타운' 조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익아파트는 최고 56층, 630가구와 오피스텔 15실 규모로, 은하아파트는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656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두 사업지를 합치면 1300여 가구 규모다.

삼익아파트와 은하아파트는 각각 한국토지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사업시행을 맡고 있으며, 두 단지는 이번 현장설명회 이후 향후 입찰 일정도 조율할 예정이다.

이처럼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서 경쟁입찰이 줄어드는 것은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등을 고려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재건축 사업에서 수주 경쟁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라며, "공사비가 여유롭지 않고, 수익 기대감이 적으면 경쟁입찰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재건축 사업지도 대부분 경쟁 없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3년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을 마친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경우는 본입찰마다 대우건설만 단독으로 응찰하며 대우건설이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1차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총 12개 기업이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우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어 2차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참석하며 경쟁입찰 가능성을 보였지만, 결국 대우건설의 단독 응찰로 다시 유찰되며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여의도동 21-1번지 일대 '써밋 더 블랙 에디션'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해당 단지는 5704억원을 들여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3개 동, 57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어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확보한 대교아파트와 목화아파트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대교아파트는 지난해 1차 현장설명회에서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총 7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본입찰에 삼성물산만 참여해 유찰됐다. 목화아파트도 지난 5월 1차 현장설명회에서 삼성물산을 비롯해 총 7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본입찰 결과 삼성물산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후 두 아파트 재건축 사업 모두 2차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석하며 재유찰을 거쳤고, 수의계약을 통해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얻어냈다.

대교아파트는 여의도동 41번지 일대에서 '래미안 와이츠'라는 이름으로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4개 동 91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총공사비 약 7987억원이다.

목화아파트는 총공사비 약 5122억원으로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3개 동 420가구 규모의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여의도동 30번지 일대 사업지에 '래미안 와이니티'로 조성될 예정이다.

반면 한양아파트는 여의도에서 유일하게 경쟁입찰이 성립한 사업지다. 2024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본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벌였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2024년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사업 중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본입찰 당시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 경쟁에 참여하며 경쟁입찰이 성립했다.

현대건설은 추후 인상 없는 확정 공사비로 총 7740억원을 제안했고, 동일 주택형 입주 때 조합원의 분양수익 100% 환급을 내걸며 수주경쟁에 참여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총 공사비 약 7020억원과 총사업비 1조원 책임 조달을 약속하며 맞붙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비가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보다 약 720억원 더 높았지만, 시공권은 현대건설 손에 들어갔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한양아파트는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라는 이름으로 여의도동 42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53층, 4개동, 956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경쟁입찰이 사라질수록 조합이나 시행자가 시공사에 공사비나 사업 조건 등을 놓고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시공권 확보를 위한 경쟁 입찰이 있으면 발주하는 조합이나 시행자 입장에서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지만, 무경쟁 입찰이 지속되면 좋은 조건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는 광장아파트 28번지(3~11동)와 장미·진주·삼부·미성·수정·초원아파트 등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들 사업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가 관심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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