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촌 막국수, 서울에서 제대로 만끽하세요

강원도의 숨은 명물인 고성 ‘백촌 막국수’를 한 번쯤 먹어본 뒤 뽀득뽀득한 순도 100% 메밀 면발과 감칠맛 나는 동치미 국물 그리고 매콤하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명태식해 맛의 추억에서 좀처럼 헤어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멀리 고성까지 갈 수 없어서 늘 이제나 저제나 하던 차에 서울의 서쪽 끝인 김포공항 인근 방화동에 백촌막국수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는 막국수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짬을 내 가봤다. 신방화 사거리에서 강서공고 사거리를 지나 한창 공사 중인 치현터널 공사장 앞에서 좌회전해 조금만 들어가면 주택가에 허름한 식당이 보인다. 이름하여 ‘강원도 고성막국수’(02-2665-1205) 다. 일단 이름을 보니 백촌막국수의 서울 분점이 아니라 백촌막국수 풍으로 조리하는 막국수 집인듯 했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홀에 테이블 몇 개가 있고 작은 방이 있다.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2시께였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차 없이 가기에는 불편하고, 차를 타고 가도 주차하기 힘든 집치고는 신기할 정도였다.
일단 ‘막국수’(6000원)와 ‘비빔막국수’(7000원)를 시켜봤다. 잠시 기다리니 국수가 나왔다. 손님 주문을 받으면 그때 비로소 면을 뽑기에 기다림은 필수라고 한다.
막국수는 동치미 국물에 말아서 내온다. 조미료나 사이다를 첨가하지 않아서인지 달콤하지 않고 밍숭 맹숭하지만 시원하고 부드러워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먹어도 좋다. 면은 생각보다 하얗다. 도정한 메밀을 쓰기 때문이다. 어두운 색을 내기 위해 색소를 사용한 가짜 메밀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한 접시 준비되는 열무김치를 면에 얹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곁들여지는 회무침은 맛깔스러워서 따로 먹어도 좋고 국수에 얹어 먹어도 된다. 이 집 회무침을 두고 일행 사이에서 명태식해다, 대구식해다 설왕설래했지만 확인 결과 대구식해였다. 명태가 아니라 조금 아쉽긴 했지만 대구 특유의 육질감도 만족스러웠다.
여럿이 간다면 이 집의 또 다른 별미인 편육(대 1만5000원·소 2만원)을 시켜서 그 위에 백김치, 회무침으로 강원도식 삼합을 만들어 먹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편육은 그날 그날 만든 양만 파는데 인기가 워낙 좋아 저녁 시간에 가면 못 먹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열무김치, 백김치를 추가하려면 1000원을 더 내야 하고, 회무침을 추가하려면 2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맛 때문인지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매일 오전 11시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8시에 닫는다. 매월 15일은 휴무다. 주차장은 따로 없다. 가게 앞이나 인근 주택가에 알아서 세워야 한다.
문화부 차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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