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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라마야나 문화, 그 현장 속으로

등록 2011.08.27 08:21:00수정 2016.12.27 22: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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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소희의 음악과 여행<63>  끝없이 넓은 땅덩어리를 두고도 좀 더 가지려는 중국대륙의 고래 싸움에 튕겨 나온 새우들(?)이 강남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 튀면 베트남이요, 서쪽으로 튀면 미얀마요, 가운데로 튀면 라오스, 태국이다. 드센 민족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원에서 아래로 치고 내려오는 징기스칸의 후예들, 그와 뒤 엉켜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치고 들어온 무슬림에다 유럽대륙에서는 알랙산드 일당(?)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로 밀치고 오니 그 칼바람을 피해 인도의 불교도들도 이 땅으로 밀려왔다. 

【서울=뉴시스】윤소희의 음악과 여행<63>  

 끝없이 넓은 땅덩어리를 두고도 좀 더 가지려는 중국대륙의 고래 싸움에 튕겨 나온 새우들(?)이 강남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 튀면 베트남이요, 서쪽으로 튀면 미얀마요, 가운데로 튀면 라오스, 태국이다. 드센 민족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원에서 아래로 치고 내려오는 징기스칸의 후예들, 그와 뒤 엉켜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치고 들어온 무슬림에다 유럽대륙에서는 알랙산드 일당(?)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로 밀치고 오니 그 칼바람을 피해 인도의 불교도들도 이 땅으로 밀려왔다. 

 그렇다고 이 땅이 그냥 비어 있던 곳이더냐? 본래 살고 있던 캄마·크메르·몬족이라는 일명 동남아 원주민들이 있었던 데다 근세에는 포르투갈이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넘보지 않은 나라가 없었다. 말하자면, 본래의 토착 종교에 힌두교, 인도불교, 중국불교, 이슬람 문화 등이 섞인 데다 기독교를 위시한 유럽문화까지 이식됐으니 강남제비의 나라 동남아는 문화적 퓨전과 클로스오버가 현란한 곳이다.

 전륜성왕 아소카왕의 타계 이후 불교는 핵분열을 하듯이 아시아 각지로 번져 갔다. 그 중에 동남아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버강,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등 세계 3대 불교 유적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으니 이곳의 불교문화는 거의 절대적이다. 그렇지만 한낮에 택시를 타고 가다가도 기사가 알라신께 절을 하는 동안 다려줘야 하는 곳과 가톨릭과 기독교의 십자가들이 세워진 곳도 만만찮다. 

【서울=뉴시스】윤소희의 음악과 여행<63>  끝없이 넓은 땅덩어리를 두고도 좀 더 가지려는 중국대륙의 고래 싸움에 튕겨 나온 새우들(?)이 강남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 튀면 베트남이요, 서쪽으로 튀면 미얀마요, 가운데로 튀면 라오스, 태국이다. 드센 민족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원에서 아래로 치고 내려오는 징기스칸의 후예들, 그와 뒤 엉켜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치고 들어온 무슬림에다 유럽대륙에서는 알랙산드 일당(?)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로 밀치고 오니 그 칼바람을 피해 인도의 불교도들도 이 땅으로 밀려왔다. 

 문화와 인종은 본시 바람과 같이 부는 대로 흐르고 섞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동남아는 특히 그 섞임이 많다. 그러한 섞임에도 나름의 유형이 있으니, 대륙 지역은 불교가 성하고, 도서지역은 이슬람이 성하고, 이들을 공통으로 아우르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인도의 힌두 문화이다.

 동남아에 힌두 문화가 꽃 피우게 된 것은 ‘라마야나’를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다. 태국의 궁중 벽화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탑이며 인도네시아의 가지가지 공예와 회화에 라마야나의 이야기가 없는 곳이 없다. 공연예술에서도 왕자와 왕비며, 이상한 가면을 쓴 악마와 원숭이 분장을 한 캐릭터는 대개 ‘라마야나’의 인물들이니 ‘라마야나’를 모르고는 동남아 문화를 읽어 낼 수가 없을 정도다. 

 인도의 힌두 문학에는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라는 양대 거탑이 있다. 이 중에서 마하바라타는 기원전 4세기에, 라마야나는 그 보다 약 100년 후에 쓰였다. 세계에서 가장 긴 서사시로 알려져 있는 마하바라타는 10만 개의 2행시가 18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장대하냐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Iliad)’와 ‘오디세이아(Odyssey)’를 합한 것의 7배가 될 정도이다. 이렇게 대단한 마하바라타이지만 동남아에서는 ‘라마야나’가 더 인기가 있으니 무슨 연유일까? 

【서울=뉴시스】윤소희의 음악과 여행<63>  끝없이 넓은 땅덩어리를 두고도 좀 더 가지려는 중국대륙의 고래 싸움에 튕겨 나온 새우들(?)이 강남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 튀면 베트남이요, 서쪽으로 튀면 미얀마요, 가운데로 튀면 라오스, 태국이다. 드센 민족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원에서 아래로 치고 내려오는 징기스칸의 후예들, 그와 뒤 엉켜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치고 들어온 무슬림에다 유럽대륙에서는 알랙산드 일당(?)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로 밀치고 오니 그 칼바람을 피해 인도의 불교도들도 이 땅으로 밀려왔다. 

 역사와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마하바라타를 제쳐두고 라마야나가 동남아의 문화를 지배하게 된 것은 방대한 규모에다 친족 간의 왕권 다툼이 주된 내용인 마하바라타에 비해서 ‘라마야나’는 통치자의 용맹과 덕망을 담고 있는 줄거리에다 이야기의 전개가 훨씬 짜임새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판소리 열두 마당 중에서도 ‘변강세가’, ‘옹고집’, ‘배비장전’ 등과 같이 것보다 춘향가나 심청가와 같이 사회적 감화가 큰 것이 살아남은 것과도 비슷하다. 

 하여간 이러한 가지가지 요소들로 하여 동남아 각 나라의 궁중 악가무를 비롯해 인형극과 그림자극에 ‘라마야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다. 태국의 왕실사원 왓 프라께오 회랑 172면 벽화나 앙코르와트의 서쪽 회랑 1층의 랑카의 전투 같은 것도 모두 라마야나의 이야기들인데, 이런 것은 바로 공연예술로 연결된다.

 75장에 걸친 방대한 서사시 ‘라마야나’도 마하바라타에 비하면 간단하지만 천상과 지상을 오가는 이야기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상당히 복잡하다. 그러나 이를  간략히 꿰면, 천상의 신 비슈누가 코살라 왕국의 왕자 라마로 환생하여 하늘과 지상을 어지럽히는 악귀들의 제왕 라바나를 물리치는 모험담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윤소희의 음악과 여행<63>  끝없이 넓은 땅덩어리를 두고도 좀 더 가지려는 중국대륙의 고래 싸움에 튕겨 나온 새우들(?)이 강남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 튀면 베트남이요, 서쪽으로 튀면 미얀마요, 가운데로 튀면 라오스, 태국이다. 드센 민족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원에서 아래로 치고 내려오는 징기스칸의 후예들, 그와 뒤 엉켜 서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치고 들어온 무슬림에다 유럽대륙에서는 알랙산드 일당(?)이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로 밀치고 오니 그 칼바람을 피해 인도의 불교도들도 이 땅으로 밀려왔다. 

 그 중에 아름다운 시타공주가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정절을 지키며 라마왕자를 기다리는 대목을 보면 한국의 춘향이와도 닮은지라 인도건 동남아건 남자들의 이도령 증후군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재미난 것은 라마왕자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는 원숭이 왕 하누만인데, 그 기묘하고도 용맹한 활약을 보면 중국의 ‘손오공’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손오공의 나라 중국에서도 라마야나를 번역했으니, 바로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毘達磨大毘婆沙論)’이다. 서기 659년 무렵 당나라 현장이 한역한 이 책에는 라마야나(羅摩衍那) 1만2000송이 실렸는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불교식으로 각색돼 있다. 라마야나를 불교식으로 각색한 것은 태국도 마찬가지이니 다들 자기 식으로 라마야나의 옷을 입힌 것이다. 

 이슬람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에도 라마야나 극과 춤이 상연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동으로 만든 크고 작은 타악기 세트로 이루어진 가멜란합주를 반주로 하여 궁중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춤추는 것이나 그림자극인 와양(wayang)의 줄거리도 대개 라마야나의 한 장면인 경우가 많다. 동남아 어디를 가나 이토록 라마야나를 추종한 것은 이야기가 재미나기도 하지만 캐릭터를 통해서 사회적 이상향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라마야나를 내용으로 하는 동남아 공연예술이며 그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얘기는 다음호부터 풀어야겠다.

 작곡가·음악인류학 박사 http://cafe.daum.net/ysh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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