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워크아웃 졸업…박병엽 채권단 압박카드 통했나

【서울=뉴시스】심민관 기자 =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사의를 나타낸지 하루만에 채권단이 팬택의 워크아웃 졸업을 전격 결정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11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팬택 채권단은 2138억원 규모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워크아웃 졸업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의 채권자가 같은 조건으로 차입자에게 중장기 융자를 해주는 것으로 워크아웃 채권이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되면 팬택은 워크아웃에서 자동으로 졸업하게 된다.
팬택의 금융기관 채무액은 4500억원 규모로 워크아웃에 참여한 11개 은행이 2138억원의 협약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362억원에 달하는 비협약채권은 새마을금고, 신협 등 중소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다.
팬택은 워크아웃 비협약채권 2362억원에 대해서는 회사 보유자금과 미래 매출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등을 통해 자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팬택은 지난 2005년 SK텔레텍을 2924억원에 인수하는 등 지나친 공격경영을 펼치다 유동성 위기를 맞아 2007년 4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팬택은 수익성 향상에 집중, 지난 3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내면서 워크아웃 졸업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그동안 팬택의 경영을 이끌어 온 박병엽 부회장이 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워크아웃 졸업을 둘러싸고 박 부회장과 채권단사이에 이견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박 부회장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 팬택 경영을 맡을 인물로 자신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노려 '사퇴'라는 벼랑끝 '승부수'를 던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팬택의 워크아웃 졸업 결정이후 채권단은 조만간 박 부회장의 복귀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 이후 팬택을 이끌 인물은 박 부회장밖에 없다"며 "복귀 해달라는 채권단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박 부회장이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채권단 압박용 카드로 사표를 던졌다면 그의 도박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박 부회장의 복귀를 요청한다 해도 그의 복귀가 당장 이루어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미 박 부회장이 건강상 사퇴한다는 이유를 언론을 통해 공표했기 때문에 이같은 약속을 깨고 당장 복귀하기에는 명분이 없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쉬면서 자신의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해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