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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감독 "파렴치하다"…영화 은밀하게위대하게 독점 비판

등록 2013.06.13 18:20:44수정 2016.12.28 07: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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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린 15일 오후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정윤철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말아톤' '좋지아니한가' 등을 연출한 정윤철(42) 감독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스크린 독점과 관련, "상인에겐 상도의가 있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감독은 페이스북에 "'은밀하게…' 따위(?)가 1300개를 까면 장차 '미스터 고'나 '설국열차'처럼 수백억이 들어간 대작들은 과연 몇 개의 극장을 먹어치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은밀하게 충분히 위대했을 영화를 이렇게 '떠들썩하고 파렴치하게' 세상에 내놓은 것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8일 만에 관객 4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개봉 첫 주말인 지난 9일 1310개관에서 상영됐고 12일에도 1023개 상영관에 걸렸다.

 정 감독은 이어 제작사와 배급사들의 스크린 독점을 '갑을 논란'에 빗댔다. "두어 달이 멀다 하고 단 한 편의 영화가 공포의 슈퍼갑이 돼 다른 영화들의 극장을 빼앗고 왕따시키며 퐁당퐁당 교차상영 신세로 전락시키는 모습은 한국 사회 곳곳의 병폐와 너무도 비슷하다."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김수현(25)의 액션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가 개봉 이틀만에 누적관객 142만6923명을 기록했다. 현충일 휴일인 6일 1194개관에서 5757회 상영되며 91만9031명을 추가했다.   역대 최단기간에 140만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한 비결은 2억5000만 뷰에 달하는 동명 원작 웹툰의 인기도 있겠지만, 김수현을 위시해 박기웅(28) 이현우(20) 등 꽃미남 3총사가 여심을 사로잡은 것이 주효했다.  ‘딸바보 아빠’들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개봉 첫주(6월 5~9일) 상영분을 예매한 30대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동반 관람자에 대한 e-메일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 1만1156명 중 ‘자녀 동반’이라고 답한 이가 45%로 가장 많았다. ‘연인 혹은 부부끼리’(28.1%), ‘기타’(16.2%), ‘친구끼리’(5.1%), ‘부모 동반’(5%) 순이다.  ‘자녀 동반’ 응답자를 세분하면 ‘딸 동반’(83%)이 압도적이었고 ‘딸 아들 동반’(12%), ‘아들 동반’(5%)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딸’이 동반된 가족이 95%에 달했다.   ‘기타’ 응답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자녀를 대신해 예매한 ‘아빠 관객’들이다. 이들에게 자녀의 성별을 다시 물으니 ‘딸’(97%)이 ‘아들’(3%)를 압도했다.  이 같은 설문 결과를 예매관객 구성비에 대입하면 ‘은밀하게 위대하게’ 관객 중 10대 딸을 둔 가족이 43%, 딸을 위해 예매를 한 아버지가 전체 관객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세는 김수현의 티켓파워를 상징한다. 영화 소비자로서 10대 여성은 스스로의 경제력이 없더라도 아빠를 움직이도록 하는 소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ce@newsis.com

 "똑같이 고생해 만든 다른 좋은 영화들을 순식간에 불쌍한 을로, 아니 심지어 병과 정이 되게 만드는 꼴을 보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또 "마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 신장에 눈감고 오히려 자신들의 자식들을 대물림해 채용해달라고 회사에 요구하는 파렴치함과도 같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연대의식도 결국 팔아먹듯 눈앞의 흥행 수익에 눈이 뒤집혀 한국 영화계의 업계 질서를 파괴하는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현재의 승자독식 상태를 방조한다면 한국 영화계의 미래는 그들만의 리그가 돼 점점 추악해질 것"이라며 "이제 관객들의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슈퍼갑의 독식과 횡포를 몰아내고 작은 영화들도 공정한 대접을 받기 위해 모두가 은밀하고 위대한 싸움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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