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터넷이 불러온 일상의 공포, 영화 ‘디스커넥트’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 ‘머더 볼’(2005)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적 있는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디스커넥트’는 습관적으로 별다른 의도없이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범죄의 덫에 걸리게 되는 케이스들을 모아 세 가지 주요 줄거리로 풀어냈다.
1. 어린 아들을 잃고 해병대 출신 남편 데릭(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대화마저 단절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인터넷쇼핑몰 운영자 신디(폴라 패튼)는 채팅사이트에서 모르는 남자와 채팅을 하며 위안을 찾는다. 데릭은 온라인 포커게임을 하거나 e-메일로 대출상담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일상적 인터넷 사용을 통해 이들 부부의 전재산이 피싱 당한다. 누군가 바이러스를 심어 펀드를 빼가고 신용카드번호와 신원을 도용해 대출까지 받았다. 경찰수사가 진전이 없자 사립탐정(마이크 딕슨)을 고용하고 대출빚까지 갚아야하는 상황이 되면서 가전기기들까지 내다팔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부부는 그제서야 손발을 맞춰 이 상황을 해결해보려 하지만 또 다른 범죄의 늪에 빠져든다.

3. 유능한 변호사 리치(제이슨 베이트먼)네 가족은 부족할 것 없는 중상류층의 삶을 영위하지만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제각각 스마트폰에 매여 있다. 리치는 언제 걸려올지 모르는 전화에 대기중이고, 딸 애비(헤일리 램)와 아들 벤(조나 보보)도 각자 SNS를 하느라 제대로 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성적 성격으로 음악에만 몰두하는 외톨이 소년 벤은 SNS로 접근해온 제시카라는 이웃학교 여학생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결국 자신의 나체사진까지 공개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엄청난 파국을 불러오며 벤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인물들이 어떻게 엮이게 될지,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진행, 빈틈을 찾기 힘든 촘촘하고 섬세한 설정, 심장 고동소리 같은 배경음악과 무소음의 적막감을 적절히 사용해 완급조절을 잘한 연출 등이 수작으로 꼽힐 만하다. 스릴러 영화로서는 다소 잔잔하지만 미스터리도 적절히 섞어 관객에게 혼란을 안기는 방식도 굉장히 영리하다.

여러 등장인물 중 흡혈귀를 다룬 미드 ‘트루 블러드’에서 섹시한 뱀파이어 군주 에릭 노스먼 역으로 여심을 흔든 스웨덴 출신의 북구 미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37), 할리우드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영국장미’ 안드레아 라이즈보로(32) 등 미국 외에서 수혈된 배우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음란 채팅사이트를 운영하는 하비 역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50)가 맡았다. 첫 연기 도전이다.
한편 베니스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몇몇 지역에서만 부분 개봉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현지 인터넷영화매체 ‘무비룸리뷰스닷컴’은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될 것이 분명한 이 영화가 제대로 마케팅되지 못해 많은 지역에서 상영되지 못한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평했다.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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