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희생 막아야" vs "자기방어 권리"…총기 사용 규제에 대한 찬반 주장

【찰스턴(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AP/뉴시스】지난 17일(현지시간) 21살 백인 남성 딜란 스톰 루프의 총기 난사로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이 목숨을 잃은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격 당시 사건 현장에 있다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서로를 부등켜 안고 위로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총기 사용 규제을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지만 새 통기 규제 노력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5.6.21
마피아들이 활개치던 1930년대 범죄 조직 간의 총격전은 미국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고 결국 1934년 6월26일 범죄자들이 숏건이나 기관총, 소음기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총기법(NFA)을 탄생시켰다.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과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 및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잇딴 암살은 1968년 총기규제법(GCA)의 통과를 부르는 계기가 됐다.
또 어린이 5명 등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9년 캘리포니아주 스탁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총기 구입 시 총기면허 소지자의 배경을 조사하도록 규정한 1993년의 브래디법안을 낳았다.
그러나 1999년의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과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등 미국 사회를 충격과 분노 속으로 몰아넣었던 충격적인 총기 사고에도 불구 미국은 새로운 총기 규제 강화에 실패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한 20개가 넘는 행정 조치들을 마련했지만 이 조치들은 의회에 계류된 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총기 폭력에 따른 희생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당연히 이를 막야만 한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1만1000명이 총기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러한 일이 미국의 새로운 기준이 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총기 규제론자들은 미국 사회에는 너무 많은 총기들이 넘쳐나고 누구나 쉽게 총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따라서 총기에 대한 손쉬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총기 폭력에 따른 희생을 차단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새로 총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예외없이 배경을 조사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총기 구매를 불가능하도록 하는 것과 총기 구매 희망자의 정신 건강 테스트를 통해 문제가 드러난 사람은 총기를 살 수 없도록 해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이 총기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게 총기 규제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처럼 총기 사고를 줄이기 위한 수단들에 대해 미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미총기협회(NRA)를 대표로 하는 총기 보유 옹호론자들은 다양한 논리로 총기 보유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가장 큰 논리는 미 수정헌법 2조가 보장하고 있는 자기방어권이다.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총기 보유는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라는 수정헌법 2조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미국인들의 인식이다.
총기 보유 옹호론자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총기를 보유하고 그것으로 반격하는 것이 가능할 때 반격에 대비하기 위해 총기 사용을 자제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경쟁을 통해 핵무기 사용은 공멸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공포의 균형 속에서 핵무기 사용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과 마판가지라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또다른 주요 이유는 총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다. 총기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이기 때문에 총기 사용과 관련한 미국의 문화가 바뀌는 것이 먼저이며 총기 사용을 규제하는 법률이 없어서 총기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총기 사용 규제론자들과 총기 보유 옹호론자들의 양보없는 논쟁 속에서도 미국 내 총기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총기 사용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만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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