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무리 공짜라지만'…일부 보건소 임신부에 적정용량 넘는 철분제 제공 논란

임신 20주가 되면 임신부들이 몸에 좋다고 해서 앞다퉈 구입하는 보충제다.
시중가격으로 치면 몇만원밖에 안되지만 A씨는 '공짜'라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 한 캡슐씩 꾸준히 복용했다.
A씨는 최근 대형병원을 찾아 산부인과 전문의와 몸상태를 의논했다. 상담중 의사는 "보건소에서 철분제를 받아 먹는다면 용량을 잘 살펴보라"며 병원 코디네이터와 적정 복용량을 의논하라고 조언했다.
집에 돌아와 철분제 용량을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의사가 권한 하루 적정 복용량은 24mg. 하지만 자신이 복용하는 1캡슐의 용량은 적정치의 4배를 넘는 100mg이었다.
노산인 탓에 몸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던 A씨는 최근 변비 등이 부쩍 심해진 것이 철분제 과다복용 때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보건소가 임신부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철분제 용량(1캡슐 당)이 제각각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뉴시스가 20일 25개 서울 자치구 보건소를 전수 조사한 결과, 7곳의 보건소에서 용량을 초과하는 철분제를 임신부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자치구 보건소 중 3곳은 1캡슐 당 20, 30, 150mg 등 3가지 종류의 철분제를 제공하고 있었다. 임신부의 몸상태에 따라 제공되는 용량을 나눈 것이다.
또한 15개 자치구 보건소는 35mg 안팎의 철분제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1일 권장 섭취량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가 된 7군데 보건소는 모두 100mg을 넘어서는 철분제를 제공하고 있었다. 한 보건소는 적정 섭취량의 5배가 넘는 125mg 짜리 철분제를 임신부들에게 복용토록 하고 있었다.
이들 보건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적정 복용량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잉복용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지 않았다.
철분은 체내 산소운반과 혈액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다. 철분 요구량이 가장 많은 임신 후기에는 하루 6~7mg이 필요하다. 임신 중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 결핍성 빈혈과 더불어 조산과 유산의 확률이 높아지며, 태어날 아기에게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음식을 통한 섭취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많은 여성들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을 하거나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철분제를 복용한다.
이처럼 몸에 이로운 철분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무리가 간다. 변비나 간 기능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는 철분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이규래 교수는 "철분이 지나치게 공급되면 간에 축적돼 헤모크로마토시스 등의 병이 생길 수 있다"며 "평소 간이 좋지 않거나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에게도 철분 과잉 섭취는 독으로 작용한다. 임신부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간에 지방간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몸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철분이 내분비기관에 지나치게 많으면 기능 저하를 야기하기도 한다"며 "철분이 갑상선에 지나치게 많으면 혈액 검사상으로는 정상으로 보여도 갑상선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몸이 냉해지거나 피부가 건조해지고 몸이 피곤하고 무거워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공짜라고 해서 보건소에서 제대로 된 사전지식 없이 철분제를 필요이상으로 임신부들에게 복용하게 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용량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건소에서 제대로 된 의학상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약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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