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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도 '찌라시' 몸살]찌라시 원조, 증권가 사설정보지'의 성장과 진화

등록 2016.07.26 15:05:00수정 2016.12.28 17: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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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의 한 장면. 대기업·금융기관의 정보 관련자, 전·현직 경찰·검찰·국정원 직원, 국회의원 보좌관, 기자 등이 친목과 정보 교류를 위한 모임을 갖고 이 자리에서 풀어놓은 첩보와 정보들을 종합해 각각 자신의 소속 회사와 기관 등으로 보고한다.

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의 한 장면. 대기업·금융기관의 정보 관련자, 전·현직 경찰·검찰·국정원 직원, 국회의원 보좌관, 기자 등이 친목과 정보 교류를 위한 모임을 갖고 이 자리에서 풀어놓은 첩보와 정보들을 종합해 각각 자신의 소속 회사와 기관 등으로 보고한다.

증시로 시중자금 유입된 1970년대 후반 첫 등장해 2000년 초까지 전성기 정·재계 검·경 관계자 기자 등 일컫는 '선수'- 정보지 업체 '공장'의 합작품 당초 인쇄물에서 시작해 암호 설정된 PDF 형식의 이메일 첨부파일로 진화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찌라시는 어지름, 흩뜨림, 전단, 광고지를 뜻하는 일본어 '지라시'(ちらし)에서 온 말로 당초엔 '증권가 사설 정보지'를 일컫던 은어였다.

 증권가 사설 정보지는 과거 '주간 정보' '종합 분석지' 'CEO리포트' '종합경영보고서' '위클리(Weekly)' '프리미엄 리포트' '네오 뉴스' 등의 제호를 달고 암호가 설정된 PDF 형식의 파일로 이메일을 통해 전달됐다. 최근엔 상당수 정보지들이 종적을 감췄고 '네오 뉴스' 정도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구독료는 연간 적게는 연 50만~수백만원 사이이며, 연회비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정보지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등 고위급 정관계 인사에게는 홍보 차원에서 무료로 전달하기도 하며 대개 10~30쪽 분량에 주 1~3회 또는 일간으로 제공된다. 찌라시에는 정치인 및 주요 관료, 재계 인사,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동향과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정보들이 많이 들어 있다.

 증권가 사설 정보지는 증시로 시중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고급 정보의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유통이 현재처럼 원활하지 못했던 1990년대~2000년대 초까지 전성기를 맞았다.

 일명 '선수', '정보맨'으로 불리는 대기업·금융기관의 정보 관련자, 전·현직 경찰·검찰·국정원 직원, 국회의원 보좌관, 기자 등이 정보 교류를 위한 정기 모임을 갖고 이 자리에서 풀어놓은 첩보와 정보들을 종합해 각각 자신의 소속 회사와 기관 등으로 보고한다. 여의도 주변에서 종종 5~7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찌라시 모임'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정보팀' '기획팀' '대외협력팀' '대관업무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부서에 소속된 정보맨들은 정부와 국회, 재계, 언론계, 검찰 등의 동향을 취재해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한다. 대기업 정보맨들은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정부의 정책 결정과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 관심을 갖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너 리스크'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무엇보다 대기업 총수의 비리 의혹이 검찰 주변에서 거론되는지, 국회에서 총수나 대기업 사장 등의 출석 문제가 거론되는지 여부 등을 체크하지 않을 수 없다.

 찌라시 모임에서 거론된 내용들은 관련 기관이나 기업체 내에서 공유되다가 '공장'이라 불리는 정보지 업체까지 흘러들어가 재가공 되어 상품화된다. 일부 내용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보맨들과 정보지 업체 간에 직거래되기도 한다. 실제로 모 언론사 행정직 직원이 기자들이 취합한 편집국 '정보보고' 내용을 금품을 받고 정보지 업체에 정기적으로 빼돌려오던 것이 적발돼 퇴사조치 된 경우도 있었다.

 애초 인쇄물 형태로 출발한 사설 정보지는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이메일 첨부 파일 형태로 진화하기도 했고, 최근엔 정보지 내용들이 SNS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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