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늦깎이 입학 농사꾼 공근식씨 러시아 유명대 수석졸업

【대전=뉴시스】유순상 기자 = 러시아 유명대학 모스크바물리기술대를 수석졸업한 공근식(왼쪽)씨가 4일 배재대를 방문, 은사인 박종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2016.8.4.(사진=배재대 제공) [email protected]
4일 배재대에 따르면 충북 영동군 심천면이 고향인 공근식(46)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고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17세부터 고향에서 수박농사를 지으면서 동생 2명을 모두 대학에 보낸 억척 소년 가장이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야학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 대학진학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2004년 34살에 뒤늦게 배재대 전산전자물리학과에 입학, 젊은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영동에서 대전까지 통학하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배재대 교환교수로 온 고려인 러시아 교수와 연구원을 만나면서 인생의 큰전환점을 맞았다.
이들로부터 러시아와 러시아어를 배우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생겨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2010년 물리학분야 유명대학인 모스크바물리기술대로 유학을 떠났다.
1년 예비과정을 거쳐 5년 만에 수석졸업의 영예와 함께 학사학위를 받았다.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밤낮으로 공부에 몰두, 3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전 과목 A+를 받았고 졸업논문 '화학변화를 고려한 우주 발사체의 성능향상 계량화'도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그는 "모든 수업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후 수십 번 반복해서 듣고 필기와 구술시험으로 나눠 진행되는 중간·기말고사를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수석졸업을 한 것 같다"며 "한국인으로서 몸에 밴 스승에 대한 예절바른 생활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런 드라마 같은 인생 때문에 러시아에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자유로운 비행'이라는 잡지 표지인물로도 선정돼 12쪽에 걸쳐 집중 소개되기도 했다.
공씨는 "한국에 와 보니 모든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며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해외로 나가면 자신에게 맞는 관심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로 돌아가 오는 9월 대학원에 진학해 우리나라가 극히 취약한 극초음속(hi-hypersonic)분야를 연구할 계획이다"며 "항공 미사일분야 필수 기술인 마하 30~100 미만의 플라즈마 현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