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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 저격 페이스북' SNS, 홍콩선거혁명 주도

등록 2016.11.05 08:00:00수정 2016.12.28 17: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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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AP/뉴시스】지난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네이선 로(가운데)가 5일 입법회 선거 개표결과 당선이 확정된 후 축하 꽃다발을 안고 있다.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은 네이선 로와 함께 시위를 이끌었던 조슈아 웡이다. 2016.09.05

【홍콩=AP/뉴시스】지난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네이선 로(가운데)가 5일 입법회 선거 개표결과 당선이 확정된 후 축하 꽃다발을 안고 있다.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은 네이선 로와 함께 시위를 이끌었던 조슈아 웡이다.  2016.09.05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지난 9월 치러진 홍콩 입법원 선거에서 야당 소속의 젊은 후보들이 깜짝 승리를 거둔 이면에는 이른바 ‘페이스북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당 정치인들이 기성 매체를 불신하는 페이스북 세대와 교감하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친중 후보가 버틴 지역구에서 선거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쿼츠(QUARTZ)는 지난 9월 야당이 30석을 획득하며 선전한 홍콩의 입법원 선거는 오는 8일 미국 대선의 판도를 내다보는 '단서(clue)'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기성 매체를 불신하는 유권자와 소통하며 판도를 뒤흔드는 선거혁명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 후보자와 정치평론가들은 홍콩 입법원 선거 기간 중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을 하고 ▲짧지만 창의적인 선거유세 필름을 게재하고 ▲실시간으로 유권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또 ▲TV나 라디오 토론을 짧게 정리한 파일을 한달에 최소 1번 이상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용자 500만명에게 보냈다고 쿼츠는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입법회에 입성한 무당파의 에디 추(朱凱迪·38)도 페이스북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 사례다.  선거일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상대로 투표를 독려하는 짤막한 유세 비디오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포기하지 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비디오는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46만4000건에 달하는 클릭수를 기록했다.  

 미디어 전문가이자 정치 평론가인 라우사이릉도 자신이 올린 페이스북 ‘라이브 비디오’의 트래픽이 선거 기간 중 정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트래픽은 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TV ‘싱자이’의 트래픽을 앞섰다. 그는 투표 이틀 전에는 페이스북에서 유권자들에게 특정 후보들을 뽑지 말 것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홍콩=AP/뉴시스】홍콩의 한 투표소 앞에서 4일 유권자들이 입법회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긴 줄을 이루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6.09.05 

【홍콩=AP/뉴시스】홍콩의 한 투표소 앞에서 4일 유권자들이 입법회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긴 줄을 이루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6.09.05

 이들은 이러한 페이스북 선거 전략으로 더 젊고 개혁지향적인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또 홍콩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베이징에 기대온 지역구의 거물급 정치인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야당 후보와 정치 평론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권자들과 교감을 나눈  배경으로는 'TVB" 등 TV방송사를 향한 불신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14년 ‘우산 혁명’ 시위는 정론직필의 명분을 내건 채 현실을 왜곡하는 주류 언론의 위선을 깨닫는 계기로 작용했다. 시위대는 당시 민주화를 촉구하며 홍콩의 중심가를 점거했다.

 친중 세력은 선거운동 기간 중 주로 뉴스 사이트를 통해 홍보전을 펼쳤으나, 반중파들이 집결한 페이스북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정치평론가인 황스쩌(黃世澤)는 “주류 언론이 이번 선거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뉴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됐고, 이러한 뉴스가 많은 유권자들의 정보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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