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5·18 왜곡, 친일 면죄부" 광주·전남 거센 반발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광주와 전남지역 5개 정당과 9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회원들이 28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2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배동민 신대희 기자 = 교육부가 28일 공개한 중·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검토본이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 이어 또 다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친일파에 면죄부를 제공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청과 일선 교단은 전면 거부 운동에 나서기로 했고, 광복회 등도 교과서 폐기와 함께 불복종운동을 준비 중이다.
◇"대규모 시위 땜에 계엄군 동원" 5·18 왜곡
중학교 역사2 국정교과서의 경우 5·18은 146~147쪽 '1980년대 민주화는 어떻게 이루어 졌을까'라는 소주제로 묶여 기술돼 있다.
이 가운데 '1980년 5월17일 신군부는 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치활동을 금지했으며 민주화 시위를 탄압했다. 이에 항거해 일어난 광주지역 대학생들의 시위를 계엄군이 과잉 진압을 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는 내용이 인과관계를 잘못 기술해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등 교과서는 같은 내용을 '5월18일 광주에서 전남대생들의 주도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신군부는 계엄군을 광주에 투입해 과잉 진압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계엄 선포 후 계엄군이 전남대에 들어오자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력진압이 있었고 이로 인해 민주화 시위가 일어난 것"이라며 "계엄군의 학살행위와 대규모 항쟁의 인과 관계를 뒤바꿔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초등 6학년 사회교과서에서도 '계엄군', '발포' 같은 용어가 빠지는 대신 마치 대규모 시위 때문에 계엄군이 동원된 것처럼 왜곡서술돼 논란이 된 바 있다. 5월 단체는 교과서 내용수정을 위해 교과부와 현재까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전두환·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 2명이 내란죄와 살인죄로 처벌을 받은 사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내용 등도 이번 국정교과서에 빠져 역사 축소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도 80년 5월15일 ▲서울역 앞 시위 ▲도청 앞 시위 ▲전남대 앞 시위만 교과서에 실었을 뿐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진압하는 사진 등은 아예 빠졌다.
◇"1948년 국가 수립" 광주학생운동 부정
대한민국 수립일이 '1919년 3월1일'이 아닌 '1948년 8월15일'로 반영되면서 결과적으로 1929년 광주학생운동은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식민 치하 숱한 항일 독립운동 역시 부정되는 셈이다.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 시점으로 보는 것은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과거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동시에 1919년 3·1 운동과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폄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28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장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가) 왜곡·축소와 누락, 친일과 독재의 미화로 얼룩졌다"며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2016.11.28 [email protected]
◇"국정교과서 폐기해야" 시민사회단체 반발
광주·전남 5개 정당과 9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광주시민선언을 통해 "헌정 사상 최대인 200만의 촛불외침에도 박근혜 정부는 결국 친일독재 미화 한국사 교과서를 공개했다"며 "뉴라이트 역사관의 완결판으로 드러난 교과서는 박 대통령이 왜 국정화에 목맸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에 명시된 3·1운동 정신과 4·19혁명을 부정하는 역사쿠데타를 자행했고, 특히 5·16군사쿠데타를 '근대화혁명'으로, 박정희를 '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아버지'로 미화하는 등 왜사 왜곡을 넘어 대통령 가정사를 미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과서를 사용했다"며 "국정교과서와 국정화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광복회 광주·전남지부도 "국정교과서 논리대로라면 8·15 후 3년간 건국 운동에 참여한 반민족 행위자(친일파)는 건국공로자가 되고, 김구 선생처럼 독립운동에 몸바치고도 해방 후 단독 정부에 반대해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참여하지 않은 유수한 독립 운동가들은 모두 반국가사범이 된다"고 반발했다. 교과서 폐기를 요구하며 '불복종 운동'도 공언했다.
신봉수(50) 빛고을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반민특위에서 친일파 청산이 실패하면서 뿌리깊게 남아 있는 친일파 후손들이 대거 준동한 것"이라고 말했고, 일부 시민·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을 세탁한 것"이라고 분개해 했다.
◇광주교육청, 국정교과서 전면 거부
광주시 교육청은 국정 역사교과서 구입 대행을 전면 거부키로 하는 등 7대 대응책을 내놓았다.
전체 90개 중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 거부와 구입 대금 미지급을 비롯, ▲고1 한국사 미편성 및 행·재정적 지원 ▲국정교과서 검토회의 거부 ▲중등 역사교사 연수 및 역사과 교수·학습 자료 TF팀 구성 등을 약속했다.
또 ▲친일 부역자 사전 및 민주화운동 열전 제작·배포 ▲4개 교육청(광주, 전북, 강원, 세종)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공동 개발·배포 ▲학부모·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 강화, 국회 연대 통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법안 통과 등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전남교육청도 전남교육희망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등과 면담을 갖고 교육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대안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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