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집중조명, 수용과 포용의 도시

【서울=뉴시스】방어진 마을 지도 앞(위), 뒤
특별전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이 19일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막을 올린다. 2017년 ‘울산 민속문화의 해’를 계기로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이한 울산의 정체성을 소개하는 자료 200여점을 국립민속박물관이 울산광역시와 함께 선보인다. 대형 미디어테이블에서는 먼바다에서 울산으로 들어온 고래부터 현재 울산의 모습까지 울산 연대기를 프로젝션 매핑기법으로 일목요연하게 안내한다. 반구대 암각화, 공업화로 사라진 해안 마을도 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경상남도 북동부 울산은 서울의 1.7배인 1060㎢다. 도시 가운데로 태화강이 흘러 공업·생활용수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동해를 끼고 있어 큰 배가 정박하기에 용이하다. 지형과 도시 전통을 기반으로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래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삼한시대 울산은 진한의 소국 중 하나인 우시산국(于尸山國)에 속했다. 삼국시대, 굴아화현·우화현·율포현·거지화현 등을 거쳐 940년 흥려부로 승격됐다. 11세기 초 언양현이 흥려부와 합쳐 울주, 1413년 울산군으로 개칭됐다. 1599 언양이 울산과 합쳐져 울산도호부로 승격됐고, 1612년 울산도호부에서 언양현이 분리됐다. 1895년 울산도호부가 울산군이 됐고, 1914년 언양군과 울산군이 통합됐다. 1962년 울산군이 울산시로 승격, 1995년 울산시와 울주군 통합, 1997년 울산광역시 출범으로 이어진 역사다.

【서울=뉴시스】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실천 과제로 울산군 일부를 공업지구로 지정했다.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육군대장 박정희 명의다.
특별전은 ‘울산으로 모이다’(사람과 문화·기술의 유입)로 출발한다.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징과 신라의 수도 경주의 관문인 울산으로 일찍부터 외지인이 몰려들었다. 역귀를 물리치는 처용탈, 울산으로 출가(出稼) 물질을 온 제주 해녀의 기록이 남아 있는 호적부 대장, 6·25동란 이후 외고산 마을로 들어온 경북 영덕 출신 옹기장 허덕만의 물레, 수많은 근로자와 최신 기술을 울산으로 끌어들인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선언문 등을 공개한다.
다음은 ‘울산에서 나가다’(울산과 울산사람·기술·문화의 확산)다. 반구대를 그린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의 ‘반구(盤龜)’, 이 일대를 다녀온 옥소(玉所) 권섭(1671~1759)의 ‘남행일록(南行日錄)’, 반구대가 바라보이는 집청정(集淸亭)을 다녀간 284명이 남긴 한시 400여편을 엮은 ‘집청정 시집’과 방어진 마을지도를 볼 수 있다. 방어진은 울산 동구에 있던 나루다. 방어(魴魚)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대형 어항을 개설했고, 울산과 일본을 오가는 연락선을 만들었으며, 집단으로 옮겨 와 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탄생 일기. 현대자동차 주조부에서 일한 김경수가 1970~1975년 공장이 들어서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자세히 썼다. 월례 조회 공장장의 훈시, 현대자동차에 관한 신문 기사, 공장 설립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1976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탄생 일기,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팔려나간 포니 자동차도 전시된다. 울산 출신으로 학문과 예술 세계의 지평을 넓히고 울산의 외연을 확장한 국어학자 최현배(1894~1970), 한국 민속학의 아버지 송석하(1904~1948), 소시민들의 설움을 노래한 대중가요 가수 고복수(1911∼1972) 등 인물 자료도 마주할 수 있다.
마지막은 ‘울산과 함께하다’(다양한 울산사람들의 어울림)다. 언양현감 윤병관(1848~1903)의 선정을 기리는 고을 사람들이 바친 만인산(萬人傘), 울산부사 권상일(1679~1759)의 ‘청대일록(淸臺日錄)’과 그가 주민들과 같이 만든 울산읍지 ‘학성지(鶴城誌)’도 나왔다.

【서울=뉴시스】일기. 2005년 준공된 대곡댐으로 수몰된 마을에 살던 김홍섭이 1998년 3월5일부터 2000년 12월19일까지 썼다. 원래 집과 멀지 않은 두서면 서하리 대정 마을로 이사하는 과정, 집안의 대소사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울산이 내 고향인 것 같아요. 어디 여행을 다녀도 ‘아! 울산에 가고 싶다’ 항상 그렇게 느껴요. 울산에 계속 살고 싶어요. 어려워도 여기 살고 싶은 것. 그게 울산사람이라서 그런거 같아요.” 쿠무두랑가니(33)·스리랑카 출신 울산 새댁
“처음 울산에 왔을 때는 딱 6개월만 있다가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울산 온 지가 48년째 다 되네요. 47년간의 삶의 궤적이 여기 다 있어요. 내가 제주도 가면 울산 자랑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너 울산사람 다 됐네!’ 그런 이야기도 듣습니다.” 김길춘(70)·서귀포 출신 울산사람

【서울=뉴시스】‘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예로부터 외부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울산사람들의 수용과 포용의 태도는 오늘날 울산의 사회·문화·경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섞이고 넘나드는 상황은 비단 울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갈등과 화합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도시의 해법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은 6월19일까지 볼 수 있다. 이어 9월26일~11월26일 울산박물관에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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