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역설 '우정의 무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 개막공연

7일 오후 강원 철원 옛 조선노동당사.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조선노동당이 지은 것이다. 철원이 북한 땅이었던 때다.
이후 6·25 동란이라는 비극을 거치는 동안 수만개의 총탄이 오가며 민족을 좌절과 비탄에 빠지게 했던 곳 중 하나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의 개막공연 '군가(軍歌), 빅밴드 그리고 춤-우정의 무대'를 통해 이날 이곳에 다시 군가가 울려 퍼졌다.

밴드 '빌리카터' 보컬 김지원이 부른 '사나이 한 목숨'에서는 아련함과 강단이 동시에 배어났다. '조국이 있다'를 부른 백현진의 절규하는 목소리는 아득한 한을 떠올리게 했다. 미술가이기도 한 백현진은 강압적이고 획일적인 것에 대해 반기를 들어왔는데 이날도 국가라는 글씨에 X표가 그어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김해원, 김사월, 김지원, 백현진, 이 개성 넘치는 네 보컬이 합창한 '빨간 마후라' '예비군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안무가 겸 무용수 김보람이 이끄는 현대무용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익살스러우면서 구조적인 춤이 더해지면서 그로테스크한 정경이 펼쳐졌다.

그 순간 정신이 퍼뜩 들었다. '우정의 무대'의 연출자 장영규가 의도한 이 이질감은 군가의 재현이 아닌, 분단 이전 한반도 평화의 재림을 소망하게 하고 상기시켰다. 영화와 공연을 넘나드는 장 감독은 "노동당사에서 군가를 부르는 이 공연은 역설적으로 전쟁의 폭력성을 지워내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시멘트의 골조에 전쟁의 상흔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노동당사는 평화를 염원하는 곳이 됐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해를 꿈꾸며'(1994)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장소로 유명한 이곳은 문화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나가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우정의 무대'가 그 방법론을 보여줬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