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거부' '선전' 김여정 후계 징후…아직은 김정은 대리인
최고지도자 권한 행사…특사 거절하고 각종 지시
군, 대적 행동권 넘겨받자 신속히 계획 수립·공개
2인자 허용 않는 권력구조…김정은 위임이 전제
金남매, 대내-대남·굿캅-배드캅 역할 분담 관측도
![[평양=AP/뉴시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하며 "남측이 이를 방치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6·15 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2020.06.04.](https://img1.newsis.com/2020/06/04/NISI20200604_0016376016_web.jpg?rnd=20200618163439)
[평양=AP/뉴시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하며 "남측이 이를 방치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6·15 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2020.06.04.
김 제1부부장의 위상 변화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남측의 특사 요청을 거절한 주체가 됐다는 점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을 공개하며 "김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특사 제의에 김 제1부부장이 답한 것으로, 외교 관례에 비춰보면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가 지도자의 권한을 김 제1부부장이 행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이 반복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수령 1인의 유일영도체계를 갖고 있어 오직 김 위원장만이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들어 김 제1부부장의 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6월5일 통일전선부 담화, 6월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6월13일 김여정 담화). 남북 통신선 차단,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등 조치들도 모두 김 제1부부장 지시로 이뤄졌다. 북한은 김 제1부부장의 지시를 실행으로 옮기고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아울러 김 제1부부장 담화를 각계각층 주민들에게 반복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 제1부부장의 지난 4일 대북전단 비난 담화와 유사한 내용의 논평, 정세론 해설, 기고문 등을 2주째 매일 보도하고 있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말을 전달하고 각인시키는 특유의 방식을 김 제1부부장에게 적용시킨 것이다. 한 때 북한 정권의 2인자라 불렸던 간부들의 말도 이런 방법으로 전달된 적은 없었다.
![[서울=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2020.06.17.](https://img1.newsis.com/2020/06/17/NISI20200617_0016406461_web.jpg?rnd=20200618163439)
[서울=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2020.06.17.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와 관련, "북한 군부가 이렇게 순식간에 '계획보고-승인-계획이행-주민공개'를 일사천리로 처리한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며 "김여정의 한 마디에 북한 전체가 신속히 움직이는 새로운 지휘 구조를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공세 과정을 통해 김 제1부부장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임을 전제로 "최근에 김여정을 '당중앙'으로 부르라는 지시가 들릴 정도"라며 "나중에 일이 생기면 직접 최고존엄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실상 후계자에 오른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당중앙은 197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됐을 때 김 국방위원장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김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남북연락사무소 파괴 등 '대적 행동'을 지시하며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했다"고 표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6.0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6/08/NISI20200608_0016386788_web.jpg?rnd=20200618163439)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6.08.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대내 부문, 김 제1부부장은 대남·대외 부문을 책임지며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대북전단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 있던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전단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화학공업, 비료생산 등 경제 과제만 다뤘다. 김 위원장은 대북전단 관련 메시지를 전혀 내지 않고 있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등 협상 국면에 나설 때를 대비해 일부러 뒤로 빠져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른바 '굿캅', '배드캅' 전략이다. 대남 강경 행동은 김 제1부부장이, 유화적 제스처는 김 위원장이 하기 위해 역할을 나눴다는 것이다.
북한은 당분간 대북전단 관련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 제1부부장의 추가 행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의 위상 평가에도 계속해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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