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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승자의 저주 우려③]"인수 자금만 2조"…재무 건전성 '관건'

등록 2021.07.10 07:00:00

중흥그룹, 인수자금 일시 차입 후 내년까지 상환 가능

"특혜·배임 논란"…본입찰 이후 7일 만에 인수가 변경

자기 자본으로 인수 대금 충당…경영 리스크 '부메랑'

[서울=뉴시스] 중흥그룹 사옥. (사진=중흥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중흥그룹 사옥. (사진=중흥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이 본격적인 실사를 앞둔 가운데, 자금 조달 방안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금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이 2조원이 넘는 초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이른바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5일 중흥 컨소시엄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인수가격은 2조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특혜·배임'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본입찰에서 중흥건설 측은 2조3000억원을, 경쟁을 벌인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이 1조8000억원을 각각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 이후 중흥건설이 인수가격 인하를 요청했고, KDB인베스트먼트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결국 본입찰 당시 제안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DB인베스트먼트의 이대현 대표는 "중흥 측이 제안한 일부 수정안을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다"며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려고 한 적도 없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입찰공고가 없는 공개경쟁입찰은 특혜매각이 분명하다"며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명백한 배임죄에 해당하며, 매각원칙을 무시한 중흥건설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혜·배임 논란은 '인수자금 조달 여부'와 '승자의 저주' 우려로 이어졌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6년 무려 6조6000억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우건설의 채무 증가 등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009년 대우건설을 토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매출액은 8조1400억원인 반면,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각각 5300억원, 1조6500억원으로 회사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나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매입을 위해 한꺼번에 쓸 경우 재무 안정성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흥은 외부 금융회사와의 컨소시엄 없이 그룹 차원에서 전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며 인수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창선 회장은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4조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조원 이상을 들여 대기업 한 곳을 인수한 뒤 나머지 3조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야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흥은 또 지난 6일 대우건설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단기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을 일부 차입할 계획"이라며 "다만, 내년까지 유입될 그룹의 영업현금흐름으로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외부 차입 없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 매각주체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 체결,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연내에 인수를 완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반건설이 3년 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8일 만에 해외 사업 부실을 이유로 인수 포기를 선언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흥은 이미 해외 사업 부실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일부 자금을 차입하더라도 내년 상환이 가능해 자금 조달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가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스카이레이크컨소시엄(DS네트워크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2021.07.0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가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스카이레이크컨소시엄(DS네트워크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2021.07.07. [email protected]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인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지역 건설사에서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건설그룹은 현재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가 된다.

반면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되면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주택시장은 '건설사 규모=브랜드 가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등 메이저 건설사들의 고급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대형 건설사를 인수한 중견 건설사들이 성공한 선례가 거의 없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실제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 푸르지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중흥은 대우건설 인수를 연내 완료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의 부동산 플랫폼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토목·플랜트 시공 능력 및 맨 파워를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국내외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ICT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 '부동산 플랫폼'으로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흥그룹 고위 관계자는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과 함께 하겠다"며 "대우건설이 최고의 건설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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