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원 개인실 안내 공무원 차출?…논란 일자 '화들짝' 철회
직원에게 '과일 깎아오라'한 도의원 갑질도 폭로
142개 개인실 이용률 저조…의원들 자성의 목소리도
직장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불만 목소리 '부글부글'

경기도의회 광교신청사. (사진=경기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의회가 광교신청사에 마련된 의원 개인 사무실 '층별 안내원'을 차출한다고 공지하자 공무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논란이 일자 도의회는 곧바로 이를 철회했지만, 142개 의원 개인 사무실로 인한 잡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의원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신청사에는 의정활동을 뒷받침할 도의원 '개인 사무실'이 새로 생겼다. 1실당 평균 30㎡ 규모로 의장실, 상임위원장실 포함 142개가 9~12층, 4개 층에 걸쳐 마련됐다.
도의회는 의원실 방문객 안내, 불편사항 및 민원사항 접수 등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안내원 4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해 각 층에 배치했다.
하지만 임시회 기간 이들이 140여 명의 의원을 지원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 오는 22일 시작되는 제358회 임시회 기간 담당관 사무실에서 공무원 1명씩을 각각 차출해 층별로 추가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 들어온 계약직 안내원이 의회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공무원이 같이 근무토록 하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갑작스럽게 차출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럴거면 안내원 용역은 왜 뽑은 것이냐"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1인실이 왜 필요하지? 더 불통되는 구조 아닌가. 예전처럼 상임위 소속 의원들 모여있는 게 100배 낫다고 봄", "막장", "회기 때 의원실 방문객 응접인원 부족하다고 공무원 차출한다는 거 같은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의원 방문객은 의원이 직접 응접해야지 의원한테 잘보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네"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의정활동 지원이 의회 직원들 업무긴 하지만 사실상 커피 타고 과일 깎으라는 것 아닌가. 업무분장에서 벗어난 일이라도 필요한 일이면 모르겠는데 굳이 의원 안내까지 층별로 가서 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도의회는 차출 계획을 철회하며 진화에 나섰다.
도의회 관계자는 "의원실 안내원이 적응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의회 직원들의 도움을 받기 위한 조치였다.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점을 인지했고, 직원들과 더 소통해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도의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상임위원회 직원에게 '의원실로 과일 깎아오라'고 시켰다는 '갑질 폭로'가 나온 바 있다.
의원 개인실이 따로 없었던 옛 청사에서는 상임위원회 회의실에 직원들이 다과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신청사에는 1~8층 상임위원회, 9~12층 의원실이 위치하면서 의원실마다 정수기·냉장고·커피포트 등 편의용품을 비치하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다과·음료 등을 채워넣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의원들이 상임위원회에 의원실로 과일 등 다과를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개인 의원실' 효용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의정활동 강화를 위해 142개의 의원실을 따로 만들어놨지만, 회기가 아닐 경우 의원실을 활용하는 의원이 소수에 그치는 상황에서 의원실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경기 동·북부지역 의원들은 각 지역상담소를 활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원에 위치한 도의회 의원실을 이용하는 의원들이 적은 상황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수원지역 의원들은 모르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의회까지 오기 힘든데다 민원인들에게 수원에서 만나자고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새로 생긴 의원실을 잘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신청사에 입주한 뒤 곧바로 선거철이라 시기적으로 의원실을 활용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의정연구실'로 마련된 공간에서 도민이 함께할 수 있도록 의회 문턱을 낮추고, 의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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