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해수가 일하는 기준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손희조 역
'넷플릭스 공무원' 별명 "두려웠다"
"대본 불친절 해…도전 의식 키워"
수중 연기 "나보다 스태프가 고생"
"계속 연극 무대 서는 배우 되고파"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26/NISI20251226_0002027548_web.jpg?rnd=20251226091835)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지아 인턴 기자 = "색이 입혀지는 게 두려웠어요."
배우 박해수(44)에겐 '넷플릭스 공무원'이란 별명이 있다. 지난 19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포함해 올해 선보인 작품만 3개. '오징어 게임'(2021)을 시작으로 매해 넷플릭스에서 그의 얼굴을 안 보는 게 더 어려웠다. "3년 전부터 1년에 한 작품 씩 촬영했는데 올해 싹 다 공개되다 보니 되게 많이 한 것 같죠(웃음). 솔직히 말씀 드리면 배우 앞에 공무원이란 단어가 붙는 게 걱정됐어요. 극 중 인물 그 자체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시청자가 배우는 배우대로, 역할은 역할대로 나눠서 보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또 다른 동료나 후배들이 저처럼 하는 걸 부러워 할 수도 있잖아요. 언제까지 이렇게 일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23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박해수는 그간 작품에서 보였던 날카로운 모습과 다르게 인자한 웃음으로 대답을 이어갔다. "전 되게 편하게 다녀요. 알아보시면 인사 나누고 감사하다고 하죠. 회사에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떨어지고 있다고 사진 좀 찍으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런 걸 잘 모르는데 관객에게 제가 어떤 걸 하고 있는 지 알려주는 게 의무 아닌 의무라고 생각해서 잘 유지하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26/NISI20251226_0002027554_web.jpg?rnd=20251226091910)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솔직히 잘 읽히는 대본은 아니었어요."
'대홍수'는 지구에 대홍수가 덮치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 재난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선 인공지능(AI)을 다루는 전개로 뒤바뀐다. 이에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이 다수다. 안나(김다미)를 구하는 손희조를 연기한 박해수는 이 영화를 "친절함과 불친절함 사이 쯤"이라고 말했다.
"웬만한 작품 시나리오는 투자자도 있고 배우도 읽어야 하니까 보기 쉽게 써두거든요. 근데 감독님께서 일부러 어렵게 적은 것 같더라고요. 이게 도전 의식을 키웠어요. 전 대본으로 시작한 배우라 시나리오를 가장 중요하게 보거든요. 그게 기본적인 글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더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깨닫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작품을 선택한 걸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분명히 새로운 시도이고 도전입니다."
박해수는 수중 연기는 물론이고 촬영 내내 젖은 상태를 유지해야 했지만 "덕분에 다이빙이 체질인 걸 알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몸이 홀딱 젖은 채로 있어야 되니까 계속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해도 금방 날아가더라고요. 겨울에 촬영해서 스태프가 돌아가면서 뜨거운 물을 부어줬어요. 진짜 고생하셨죠. 또 다미 배우가 옷도 무겁고 발이 퉁퉁 불어 있을텐데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걸 보고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저는 힘들다 얘기할 정도도 아니에요."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26/NISI20251226_0002027555_web.jpg?rnd=20251226091933)
[서울=뉴시스] 배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2025.1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계속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해수는 2007년 연극 '안나푸르나'로 데뷔 후 공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럼에도 그는 "연극을 하면 할수록 다시 배우는 게 많아진다"고 말했다. "무대라는 게 진짜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스스로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저한테 채찍이 되는 공간이에요. 다른 작품과 병행하면 시간이 모자랄 뿐이지 에너지를 뺏기진 않아요. 예전보다 더 힘이 들어가는 것 같고 무대를 할 때마다 행복해요."
"내년에 공개하는 드라마 촬영을 얼마 전에 끝냈고 '벛꽃동산'이란 연극으로 호주랑 뉴욕에 가게 됐어요. 한국 배우가 한국말로 영어권 관객 앞에서 3주 넘게 공연하는 건 쉽지 않잖아요.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아직 큰 숙제지만 계속 기대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바꿔나갈 겁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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