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상담예능…오은영 등에 업고 '오케이오케이' 흥할까
"KBS 순기능 극대화…작은영웅 통해 희망·용기 얻길"

오은영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KBS가 뒤늦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손을 잡았다. 오 박사는 요즘 방송가 대세로 떠오른 인물이다. 코로나19 시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힘들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미 채널A 예능물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새끼'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MBC TV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등도 이끌고 있다. KBS는 공영방송 순기능을 활용, 기존 상담 토크쇼와 차별화할 수 있을까.
오 박사는 11일 서울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KBS 2TV 예능물 '오케이? 오케이!' 제작발표회에서 "기쁘면서 어깨가 무겁다. 난 전문 방송인이나 연예인은 아니"라며 "방송은 언제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KBS만큼은 방송의 순기능을 훨씬 더 많이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케이 오케이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숨어있는 영웅을 만나러 간다.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며 "정말 진심을 다해서 새벽부터 (사연자를) 만난다. 어제 녹화도 새벽 2시까지 했다. 23시간 깨어있었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용기를 주는 많은 분들을 통해 가슴 뿌듯함을 매번 느낀다"고 귀띔했다.
오케이 오케이는 전국 방방곡곡 사연자를 찾아가 고민을 상담하는 토크쇼다. 오 박사가 직접 사연자를 만나 고민을 듣고 위로를 전한다. 오 박사는 "병원, 연구소에 찾아오는 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일을 해왔지만, 모두가 위기라는 이 시기에 나의 힘을 한 방울 보태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방송을 많이 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아이, 부모, 성인, 부부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패널들이 진심을 다해 경청하는 모습을 경험했지만 아쉬운 점이 조금 있었다. 시간, 경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찾아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직접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열정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찾아가서 보고 마음을 나눌 것"이라며 "보는 분들도 공감하고 아픔을 같이 나누고 위로 받았으면 했다. 방송이 가진 순기능을 가장 극대화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스튜디오에서 찾아오는 분들과 만나면 편하지만, KBS와 함께하는 오케이 오케이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작은 영웅들을 찾아간다. 발걸음 발걸음 하나 하나는 그분들의 삶에 관한 존경심과 경외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그맨 양세형은 "오은영 선생님과 함께 해 영광"이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고민 상담하면서 같이 힐링하고 있다. 오은영 박사님은 단순히 말이 많은 게 아니라, 중요한 부분을 딱딱 집어서 끊임없이 말한다. 이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출장 상담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지만, 상담사로 보이지 않고 그냥 동네에서 공감 많이 해주는 어머니 같다. 촬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최면에 걸린 것처럼, 카메라가 쓱 지워지고 오 박사님과 상담하는 분들만 보인다. 희망이 퍼져나가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세형(왼쪽), 오은영
KBS 시청률 효자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최근 막을 내린 '갓파더'는 시청률 1%대, '주접이 풍년'은 2~3%대로 저조했다. 정미영 PD는 "지금까지 오은영 박사님이 해온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많다. 직접 고민 상담자를 찾아가고, 하나하나 특별한 사연을 가진 분들을 조명한다. 오 박사님은 정신의학과 전문의를 넘어서서 이 시대 크루로서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 상담한다. 우리가 섭외한게 아니라 KBS가 캐스팅을 당한 것"이라며 "박사님이 '정말 착하고 도움이 되는 프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고생하면서 촬영하고 있는데 시청률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이번주에 세 가지 프로그램 론칭한다. 월요일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화요일 오케이 오케이, 목요일 '홍김동전'을 방송한다. 상반기 동안 PD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해 자부할 수 있다. 1차 시사를 했는데 자신있다. 젊은 시청자들을 많이 끌어당길 것"이라며 "진정성있는 사연과 출연자 리액션이 훌륭하다. 장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2일 오후 11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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