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전 사장 유죄, 車 업계 "파견법 개정해야"
등록 2023.01.10 11:47:39수정 2023.01.10 11:53:47
카젬 전 사장 협력업체 불법파견 혐의 1심 집유 선고
제조업 파견 '불법' 규정한 현형법에 기업들 난색
정부, 오는 8월 국회 제출 목표로 파견법 개정 선언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9일 오후 협력업체 노동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허 카젬 전 한국지엠(GM) 전 대표이사 사장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3.01.09. dy01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1/09/NISI20230109_0001172238_web.jpg?rnd=20230109154842)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9일 오후 협력업체 노동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허 카젬 전 한국지엠(GM) 전 대표이사 사장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3.0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 받은 혐의로 기소된 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에게 유죄가 선고되며 현행 파견법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재판장 곽경평)은 전날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카젬 전 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GM 법인에는 벌금 3000만원을, 전·현직 임원 4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카젬 전 사장은 2017년 9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한국GM 부평, 창원 공장에서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 22개사 노동자 1571명을 파견 금지 업종인 자동차 제작·도장·조립 등에 직접 투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산공장에도 협력업체 노동자 148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한국GM과 협력업체의 관계를 합법적 도급 계약이 아닌 불법 파견으로 판결했다. 곽 판사는 "한국GM이 일방적으로 작업을 지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파견에 해당된다"며 "카젬 전 사장이 (당시) 한국GM의 대표자로서 이번 범행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불법 파견 혐의를 부인해오던 한국GM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 측은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나 이번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판결문 검토 이후 관련법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을 두고 자동차 업계와 재계에서는 현행 파견법이 기업의 현실과 노동의 유연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한다. 파견 직원의 노동성에 대한 법원 판단이 엇갈리면서 판결에 따라 기업이 존폐 위기로 몰린다는 것이다.
1998년에 제정된 파견법은 경비·청소·주차관리 등 32개 업종에 대해서만 파견을 허용하며 주조·금형·용접 등 제조업은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파견이 허용된 업종이라도 2년 이상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면 직접 고용해야 하다보니 관련 소송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선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범위가 넓어져 난색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일례로 2016년 현대자동차와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파견 관계를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부정했다. 노동자들의 업무를 어디까지 파견으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판결이 갈린 셈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인 자동차는 특성상 파견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자체가 불법"이라며 "기업에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미래의 투자를 막는 일이라 법 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한국GM의 속내는 복잡하다. 항소심을 통해 다시 재판부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나 또다시 파견법에 발목이 잡히면 향후 경영활동에 지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GM의 한국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 주간을 맞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안전 문화 정착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4일 한국지엠 인천 부평 본사에서 카허 카젬(왼쪽) 한국지엠 사장과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현장 안전 점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2021.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09/15/NISI20210915_0017951050_web.jpg?rnd=20210915093028)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GM의 한국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 주간을 맞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안전 문화 정착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4일 한국지엠 인천 부평 본사에서 카허 카젬(왼쪽) 한국지엠 사장과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현장 안전 점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2021.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차 업계가 기댈 마지막 카드는 파견법 개정이다. 업계는 고용노동부가 오는 8월까지 관련 입법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자 기대하는 분위기다. 개정안에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 구현, 파견·도급 기준 법제화, 파견 대상 확대 등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미래차 전환 시기로 가는데 있어서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법들이 너무 경직돼 있었다"며 "업계의 숙원 사업인만큼 당연히 개정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한 축인 한국노총은 "노동현장의 실태와 동떨어진 노동시간 제도개편과 파견대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파견제도 개편은 통제 불능의 장시간 노동과 불법파견 합법화만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경영계의 오랜 숙원을 민원 처리하듯 앞장서서 개악에 나서는 것은 앞으로 맞닥뜨릴 산업전환과 이에 대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준비와는 거리가 멀다"며 "결과적으로 가장 열악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가장 열악한 처우로 내몬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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