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 인정 받은 브랜드" 130년 전통 '바버'[장수브랜드 탄생비화]
1894년 '존 바버'가 영국 북동부서 의류 가게 오픈으로 시작
오일 스킨 코트·모터사이클 재킷 등 내구도 높은 제품 인기
엘리자베스 여왕·찰스 3세로부터 '로얄워런티' 받기도
LF 바버 아카이브 전시회 사진(사진=L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1894년 '존 바버(John Barbour)'가 영국 북동부 사우스 실즈 지역에서 'J 바버&선즈(J Barbour&Sons)'라는 가게를 오픈하며 시작된 패션 브랜드 바버(Barbour)가 올해로 탄생 130주년을 맞았다.
존 바버의 매장은 초창기 아우터웨어, 보일러 수트, 페인터 재킷부터 속옷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바버'라는 이름으로 지역사회에 알려지게 된다.
그 중에서도 영국의 거친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오일 스킨' 코트가 선원·어부·조선소 노동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탄생한 오일 스킨의 아우터웨어는 '비콘(Beacon)'이라고 불렸으며, 이후 바버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1928년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당시 방수 재킷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바버는 영국 군대에 오일 스킨 제품을 납품하며 이름을 알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바버는 내구성이 우수한 군용품도 납품하게 되는데, 특히 영국의 모터사이클 문서 전달병을 위해 납품한 모터사이클 재킷이 전쟁 후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방풍과 방수 효과가 탁월했던 바버 수트는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 의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모터사이클 대회에서 선수들이 입은 바버 수트의 모습.(사진=L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1936년 저명한 모터사이클 대회인 '인터내셔널 식스 데이 트라이얼(International Six Days Trial)'에서 영국 국가 대표들이 바버 수트를 입으며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이후 1977년까지도 영국 선수들은 바버의 옷을 입고 대회에 출전하며 국가 대표 모터사이클 재킷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다.
이는 바버 수트를 근간으로 하는 모터사이클 기반의 브랜드 '바버 인터내셔널'이 탄생하는 배경이 됐다.
바버의 모터사이클 재킷을 입은 것은 바이크 라이더들 뿐만이 아니었다. 제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영국 해군들도 바버의 모터사이클 재킷을 입었다.
'우르슬라(Ursula)'라는 영국 잠수정의 항해 장교였던 '레이킨(Lakin)'은 평소 모터사이클 경주를 즐기던 사람으로 바버 수트를 입고 1938년에 잠수정에 승선한다.
당시 우르슬라의 함장이었던 죠지 필립스(George Philips)는 전망탑에 올라가면 바닷물에 홀딱 젖는 것을 매우 불편해했는데, 어느 날 레이킨에게서 바버 수트의 존재를 알게 됐다.
바버 수트를 입은 '우르슬라(Ursula)' 함대의 조지 필립스(George Philips) 함장.(사진=L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바버 수트가 완벽한 방수가 되는 것을 알게 된 죠지 필립스는 바버에 상·하의를 분리해 선원들이 입을 수 있는 우르슬라 수트(Ursula suit)를 제작해줄 것을 바버에 요청했고, 이후 영국 해군의 표준 군복으로 채택됐다.
이후 1960년대에 이르러 바버는 생산 효율성이 높이기 위한 생산 및 운영 시스템의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브랜드 규모를 더욱 성장시켰고 '비데일(Bedale)', '보더(Border)', '뷰포트(Beaufort)' 등 바버의 대표 모델을 출시한다.
이 옷들은 승마, 사냥 등 컨트리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지만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함께 즐겨 입기 시작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이를 기반으로 바버는 1974년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으로부터 첫 번째 로얄 워런트를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
왕세자 시절 리왁싱 워크숍에 방문한 찰스 3세(사진=L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1982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1987년에는 찰스 3세(당시 찰스 왕세자)로부터 로얄 워런트를 획득하며 영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의 영광을 누렸다.
현재 바버는 독일·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미국·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55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서는 생활문화기업 LF가 2021년부터 바버를 국내 시장에 전개하며 다양한 라인업을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선보이고 있다.
바버가 강점을 갖고 있던 재킷과 코트 등 간절기 및 겨울용 의류 외에도 왁스 자켓 외 가벼운 ‘논왁스’ 소재 위주의 ‘헤리티지 셀렉트’ 컬렉션 등을 확대했다.
또 LF는 카라 티셔츠와 반팔 그래픽 티셔츠, 레인부츠 등 여름 의류까지 트렌드에 맞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바버의 다채로운 제품들을 국내에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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