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 신부 "인류는 한 형제…나눔 통해 함께 상생해야" [이수지의 종교in]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올해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설립 50주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20672322_web.jpg?rnd=20250123075243)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인류는 한 가족이며 우리는 한 형제입니다. 어렵고 고통에 신음하는 형제가 있는데 내가 어렵다고 모른 체 한다면 한 가족이요 한 형제라 할 수 없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국제 개발 협력 기구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는 정성환 신부는 "최근 우리나라 경기가 어려워져서 힘든 형제들이 많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나눔을 통해 함께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신부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한국카리타스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함께 이번 주말에 거행되는 '2025년도 해외 원조 주일'(매년 1월 마지막 주일)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정 신부는 "올해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설립 50주년을 맞아 '우리가 받은 희망의 씨앗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눌 때'임을 더 널리 알리고, 교회가 선포한 희년을 맞아 세상과 교회에 희망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은 로마 교황청에 본부를 둔 국제 카리타스의 회원기구다. 이 기구가 지난 1975년 시작된 '인성회'를 이어받은 법인이기에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종교, 이념, 사상, 인종과 관계없이 가난하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교적 사랑과 정의가 가득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20672323_web.jpg?rnd=20250123075243)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email protected]
정 신부는 원조를 받아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라들과 종교와 이념이 다른 국가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에 맞서고 있다. 노숙인 지원을 예로 들며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숙자들로 인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안이나 혼란을 생각하면 그 비용이 더 많이 드니 그 사람들을 끊임없이 도와서 '한두 명이라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계속 돕잖아요. 전 세계도 똑같아요. 사이클론처럼 지역 특성 때문에 끊임없이 피해를 당하는 나라에 사는 주민 모두 이주시킨다면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삶의 터전인 자기 나라를 버리고 갈 수는 없잖아요."
전 세계 162개 국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은 각국 주교회의와 연계하고 회원기구 간에 상호 협력하며 전 세계 재난 지역 긴급구호와 중장기 개발 협력 사업을 전개한다.
한국 카리타스도 국제 카리타스 협력망을 통해 해외 긴급구호와 개발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 재난 발생 시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긴급구호 지원계획을 수립해 국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긴급구호를 지원해 재난 피해자들이 정상적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 신부에게 해외 원조를 하는데 종교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슬람교도 하면 떠오르는 과격 시아파를 우리가 왜 도와야 하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종교를 떠나 모든 인간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한국에서 이슬람 국가인 시리아를 지원하는 유일한 단체다. 유엔에서 지원을 철회하는 국가에서도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신부는 "수혜자들이 식량, 의료, 교육 등의 지원을 통해 희망을 얻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한국 카리타스 지원으로 수혜자와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와 국가가 조금씩 변화해 나가는 것은 우리가 모두 함께 이뤄내는 기적"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20672321_web.jpg?rnd=2025012307524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정성환 신부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1.25. [email protected]
한국이 그 기적의 대표 사례다. 6·25전쟁 당시 한국을 돕기 위해 162개국 카리타스도 모금해 한국에서 긴급 구호 사업을 펼쳤다, 한국에 파견된 실무단들이 전 세계 카리타스에서 모은 기금을 받아 마련한 구호물자를 관리하고 피난민들에게 배급했다.
이 실무단들이 한국인들에게 이 일을 가르쳐서 개발협력사업을 끝내고 돌아간 날이 한국 카리타스의 전신인 '인성회'의 설립일 1975년 6월 26일이었다. 인성회가 설립된 1975년에도 가난한 교회의 요청으로 볼펜 100자루와 슬리퍼 3켤레를 지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정 신부는 "우리가 스스로 자립하려고 원조 주일도 만들어 모금하고 그 모금에 가난한 사람들도 많이 동참하면서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다"며 "그 후 우리가 해외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더 가난한 나라들을 돌보자 해서 1980년대 해외 원조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신부는 이러한 경험을 가진 한국 사회가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1905년 대한제국 외교권이 박탈된 '을사늑약'이 맺어지면서 당시 비통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일컫는 말 '을사년답다'가 이후 '을씨년스럽다'로 자리 잡았어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을사년은 많은 비극적인 일이 있었죠. 지금도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에 있어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희망을 품고 인내하며 지혜롭게 이 난국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이 난국을 발판으로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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