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에도 관세?…"美 기업도 피해볼텐데 설마"
"관세 현실화 우려…정부·산업계 머리맞대야"
"안 그래도 투자 위축…美로 투자 전환 우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2025.02.11.](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00099509_web.jpg?rnd=2025021108095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2025.02.11.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도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의약품, 자동차, 반도체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멕시코, 캐나다 제품에 대한 관세 발표에서도 의약품이 제외되지 않아 우려가 따랐던 터다.
그동안 미국은 1994년 체결된 WTO 의약품 협정에 따라 의약품 및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없앤 바 있다. 이 협정에는 미국 포함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마카오,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 대다수 의약품 선진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필수품으로 분류된 의약품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으나,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진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활발한 바이오시밀러, 신약 판매를 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기업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 GC녹십자, 휴젤, SK바이오팜, 휴온스 역시 미국에서 신약, 보툴리눔 톡신, 제네릭(복제약)을 통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고,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 외교통상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 CDMO 관련 부분은 미국 내에서도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큰 분야라 관세 영향이 우려된다"며 "CDMO 후발주자인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미국 공장을 짓고 있는 등 경쟁국가 기업에 수혜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통상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해 대응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국으로의 투자 전환 가능성도 우려 지점이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의약품 부분도 관세 장벽, 미국 우선주의의 예외가 아님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그 현실화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화 과정에서 세계 제1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등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자국 국민에 우선시되는 필수의약품과 공급안정망 확보 차원에선 우리 기업에 기회 요인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제약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약품 관세 제외'를 요구했다. 미국 병원과 제네릭 개발 제약회사들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구하며, 미국 내 의약품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핵심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의 30%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국 기업의 부담을 높이는 관세 정책을 강행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의 경우 수입하는 고객사에서 관세를 부담하는 격이라, 자국 기업의 부담을 키우므로 강행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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