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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金값에도…한은만 외면하는 이유

등록 2025.02.13 10:42:29수정 2025.02.13 11: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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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3년 금보유량 104.4t 이후 그대로

12년새 32→38위로 밀려

한은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 나은 선택” 입장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돌반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국내 금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1돈 구매비용은 59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5.02.1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돌반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국내 금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1돈 구매비용은 59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금(金) 가격의 고공 행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12년 간 금을 사들이지 않으면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적극 늘리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한은은 금 보유 확대보다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늘리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한은, 12년째 금보유 제자리

13일 세계금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104.4t의 금을 보유했다.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12년째 제자리로 2013년 세계 32위던 금 보유량 순위는 지난해 말 38위로 밀려났다.

이는 다른 국가들이 금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브라질과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브릭스 5개국의 금 보유량 합계는 2020년 4분기 5116.2t에서 2024년 4분기 5746.5t으로 630.3t (12.3%) 증가했다.

특히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 위상을 강화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지난해 금 보유량을 3545t에 달하고,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5.5% 수준까지 높아졌다. 러시아는 2298t의 금을 보유해 외화보유고 대비 금 비중은 29.5%에 달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앞으로도 금 매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금협회 (WGC)가 6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관의 69%가 향후 5년 안에 금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 금 매입에 소극적인 한은과의 행보와는 차이가 난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미중 간 화폐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한은이 금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그 보유 비중을 최소 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즉각 검토해야 한다 ”고 말했다.

"금보다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 나은 선택”

한은의 금 매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과거 금 투자 실패 비난 트라우마가 우선 꼽힌다. 김중수 총재 시절이던 2011년 한은은 타 중앙은행에 비해 금 보유량이 적다는 지적을 받자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했다. 이 영향으로 2011년만 해도 14.4t이던 금 보유량은 2013년 말 104.4t으로 늘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은이 금을 적극 매입할 당시 금값은 온스당 1200~1900달러였지만 2013년부터 내림세로 전환해 2016년에는 1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금 투자 비난 여론에 골머리를 앓던 한은은 이후 금 매입에 나서지 않아 현재 보유한 금은 10년 전과 같다.

한은은 최근까지도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우려되며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늘리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이다.

실제 수익이 다른 자산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도 있다. 런던ICE거래소에 따르면 금선물은 2014년 말 트라이온스 당 약 1200달러에서 최근 2900달러까지 2.5배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3배 수준으로 더 뛰었다. 여기에 금 보관 비용과 배당을 고려할 때 금 보유 수익은 더 떨어진다.

최근 금 집중 매입이 미국과의 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한은은 지난해 블로그를 통해 "중국, 러시아 등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등 안전자산 수요가 높은 국가 위주로 금 매입이 늘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날 현재 온스당 2930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초로 293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대비 10% 이상 전년 대비 40% 넘게 뛰었다. 시장에서는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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