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흔드는 미중…삼성·SK하닉, 생산 전략 '고심'
美 제조장비 vs 中 원재료 시장 장악…불확실성 커져
미중 투자 압박도 잇달아…생산 지역 다변화도 난제
![[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5.02.04.](https://img1.newsis.com/2024/11/07/NISI20241107_0001623256_web.jpg?rnd=20250204163122)
[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5.02.04.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관세 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생산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중 간 직접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아 관세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투자 압박을 받고 있어, 장기적인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이다.
직접 영향 크지 않지만…어디로 튈지 모른다 '고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 각각 D램과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물량 대부분이 현지에 있는 고객사에 납품된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현지 고객사들을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인디애나에 AI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오는 2028년에 가동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우려가 커진다.
특히 한국 반도체 기업이 운영 중인 중국 공장 역시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 도입 시 관세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무역안보관리원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2022년 31억달러에서 2024년 39억6000만달러로 27.5% 증가했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 수입은 제한됐지만, 범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장비 수입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선도국으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희토류, 갈륨·게르마늄 등 반도체 원재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앞으로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밤 새 결정이 뒤바뀌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변화를 속단하기가 어렵다"며 "현재로선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차분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주요 참석자 들이 공장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 7번째부터 궈위엔창(郭元强) 강소성 부성장, 리샤오민(李小敏) 우시시 서기,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최영삼 상하이 총영사. (사진 SK하이닉스)
미중 양쪽 투자 압박도…생산 지역 다변화도 '난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지난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한 생산 보조금의 근거인 '반도체 과학법'을 폐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또 신설 조직인 '미국 투자 액셀러레이터' 사무국을 앞세워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법 폐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보조금 감축을 빌미로 한국 기업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는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공화당의회선거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도 TSMC에 미국 내 공장을 짓지 않으면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중국은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자 시 주석이 직접 나서 투자를 촉구한 것이다.
생산 지역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업계에선 본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십년 이상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가 고려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지역을 옮기려다, 그동안 터를 닦아온 중국의 고객사를 모두 잃을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언급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19/NISI20250219_0001773487_web.jpg?rnd=20250219110746)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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