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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 찌꺼기·햇빛으로 '수소' 만든다…생산기술 개발

등록 2025.04.16 09:26:14수정 2025.04.16 09: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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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장지욱·서관용·조승호 교수팀이 개발

상용화 기준 4배 가까운 생산속도…경제성↑

[울산=뉴시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 장지욱 교수(오른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 서관용 교수, 이명현 연구원, 진원주 박사, 장원식 박사. (사진=UNIST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 장지욱 교수(오른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 서관용 교수, 이명현 연구원, 진원주 박사, 장원식 박사. (사진=UNIST 제공)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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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사탕수수 찌꺼기와 햇빛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서관용 교수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과 함께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바이오매스와 실리콘 광전극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외부 전력 없이 오직 햇빛만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 생산 속도는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의 4배에 달한다.

수소는 연소 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무게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휘발유의 2.7배 달하는 차세대 연료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 대부분은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며 이 과정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푸르푸랄(Furfural)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수소 생산 광전기화학시스템을 개발했다. 푸르푸랄이 구리전극에서 산화되면서 수소가 나오고 남은 물질은 고부가가치 물질인 푸로산(furoic acid)으로 바뀐다.

이 시스템은 양쪽 전극 모두에서 수소가 생산된다. 반대쪽 전극인 실리콘 광전극에서도 물이 분해돼 수소가 생산된다. 이 덕분에 일반적인 광전기화학시스템보다 이론적으로 생산 속도가 2배 올라갈 수 있으며, 실제로도 1.4 mmol/cm²·h의 생산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인 0.36mmol/㎠·h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시스템에서 수소 생산은 광전극이 햇빛을 흡수해 전자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은 많은 전자를 만들 수 있어 수소 생산에 유리하지만 생성되는 전압은 낮아 외부 전원 없이는 단독으로 수소 생산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반대쪽에서 푸르푸랄이 산화되는 반응을 일으켜 시스템의 전압 균형을 맞춤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 소재의 장점인 높은 광전류 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전압 부담은 줄여 외부 전력 없이도 수소가 생산되도록 한 것이다. 광전류 밀도는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전자의 흐름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소 생산 속도와 직결된다.

이 시스템은 후면전극형(IBC) 구조를 활용해 광전극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압 손실을 줄였다. 광전극을 니켈 호일과 유리층으로 감싸 전해질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했다.
[울산=뉴시스] 태양광만을 이용한 고효율 이중 수소 생산 시스템 모식도. (사진=울산과학기술원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태양광만을 이용한 고효율 이중 수소 생산 시스템 모식도. (사진=울산과학기술원 제공) 2025.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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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광전극이 물속에 잠긴 구조는 자체 냉각 효과를 제공해 외부 연동형 구조보다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파악됐다. 외부 연동형 구조는 물을 분해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와 물 분해돼 수소가 나오는 전해조가 각각 구분된 형태를 말한다.

장 교수는 "이번 기술은 태양광 기반 수소 생산 속도가 미국 에너지부의 상용화 기준보다 4배 높아 태양광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고 화석연료 기반 수소 대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산업통산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글로벌 에너지인력양성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세계적 과학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3월19일자로 게재됐다.

UNIST 고묘화·이명현·김태현·진원주·장원식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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