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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서양식 건축물이 지닌 의미…'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특별 전시

등록 2025.04.21 09:34:18수정 2025.04.21 10: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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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7월 13일 덕수궁 돈덕전·정관헌

유물 110여 점 전시…승녕부 일기 첫 공개

[서울=뉴시스] 덕수궁 돈덕전 1902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덕수궁 돈덕전 1902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대한제국 당시 궁궐 내 서양식 건축물의 역할을 조명하는 전시가 덕수궁 돈덕전에서 22일부터 열린다.

국가유산청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에서 개항 후 궁궐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洋館)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돈덕전(惇德殿)은 고종 즉위 40주년과 망육순(望六旬)을 기념한 칭경예식(稱慶禮式)을 치르기 위해 건립됐던 양관 즉, 서양식 건물이다. 전염병 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훼철됐다가 2023년 9월 재건됐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이자 현재 덕수궁에 개항 후 건립된 구성헌, 정관헌, 중명전, 돈덕전, 석조전 등 양관들에 있던 국새, 어보, 금책, 인장과 외국공사가 황제를 만나는 의식 폐현례 관련 유물 11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폐현례(陛見禮)는 외국에서 온 귀빈이 황제를 만나던 외교 의례다. 외국 공사나 대사는 이 의례에서 국서를 바치거나, 임무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황제를 알현했다.

덕수궁 돈덕전 기획전시실에서는 개항 후 시대 변화 속에서 궁궐에 건립된 양관과 그 역할을 소개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돈덕전을 비롯한 양관에서 발견된 벽돌, 타일, 보일러 부재 등과 석조전 바닥과 지붕에 적용된 철골 콘크리트 구조 등을 통해 개항기 양관의 건축적 특징을 조명한다.
[서울=뉴시스] 덕수궁 원수부 건물 1900년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덕수궁 원수부 건물 1900년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옥헌과 정관헌 등 양관은 화재에 강하고 견고한 특성을 지닌 부재들을 활용해 조성되어 황실 보물 보관 장소로 사용됐다.

이와 관련해 수옥헌에 보관됐던 정조 아호 '극(極)'을 새긴 인장과, 정관헌에 보관됐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등이 전시된다.

특히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尊奉之所)'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가 처음 공개된다.
 
개항 후 변화한 국제 정세 속에서 새로운 외교 의례와 이를 수행할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구성헌, 돈덕전, 석조전 등 양관이 외교 의례용 건물로 사용됐다.
[서울=뉴시스]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관련해 1901년 구성헌에서의 외국사절 접견 기록이 남아 있는 '공사청일기'와 돈덕전에서 거행된 순종 즉위식장 배치도가 실린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도 전시된다.

이 외에도, 덕수궁에 지어져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던 양관인 원수부 청사, 발전소, 망대, 운교 등에 관한 자료도 소개된다.

특히 1904년 경운궁 대화재 이전, 외국 사절이 황제를 폐현하기 전 대기 공간인 휴게실 담은 사진도 처음으로 나왔다.

온돌을 바탕으로 한 전통 생활공간과 양관 입식 공간도 비교할 수 있다. 온돌을 활용한 좌식 생활공간을 무형유산 작품으로 연출했다.  양관 입식 생활공간은 1910년 건립 당시 석조전에 사용된 영국 메이플 회사(Maple & Co.)의 가구를 활용해 비교 연출됐다.

2023년 돈덕전 재건 과정 중 고증을 통해 새로 제작된 난간, 타일, 지붕 재료도 소개된다.

관람객이 황제, 황후, 신하 모습의 합성사진을 만드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관람객은 덕수궁 양관을 배경으로, 자기 얼굴을 황제·황후·신하 모습에 합성하고 돈덕전 터에서 발견된 타일 12종 타일을 배치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생성된 이미지는 QR코드를 통해 휴대폰에 저장할 수 있다 .
[서울=뉴시스] 덕수궁 정관헌 연출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덕수궁 정관헌 연출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04.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관헌과 돈덕전 폐현실을 대한제국 당시 모습으로 연출한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덕수궁 내 가장 오래된 양관인 정관헌은 본래 황실 보물을 간직하던 공간으로, 사방에 벽이 있던 당시 모습을 연출해 선보인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돈덕전 폐현실은 관련 고증자료가 부족해 완벽한 재현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폐현실 끝 높은 단 위에는 황룡포를 입은 고종의 모습을, 내부 양옆 원기둥 사이에 근대 복식을 갖춘 신하들의 모습을 구현해 관람객들이 당시 외교 의례의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덕수궁 양관이 단순한 서구 문물의 수용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의지가 담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되새겨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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