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했다 35년 만에 미국서 돌아온 '예천 보문사 신중도' 공개
23일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
美 스마트박물관 조건 없는 반환 합의
진우스님 "불심·사명의식이 이룬 공덕"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환수 고불식에 공개된 예천 보문사 신중도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3/NISI20250423_0001825701_web.jpg?rnd=20250423160604)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환수 고불식에 공개된 예천 보문사 신중도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35년 전 도난 당했던 예천 보문사 신중도가 35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와 일반에 공개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환수 고불식을 열고 '예천 보문사 신중도' 실물을 공개했다.
보문사 신중도는 경내 극락보전에 봉안돼 있던 중 1989년 6월 5일 다른 불화들과 함께 도둑맞았다. 당시 함께 도난된 아미타불회도와 삼장보살도는 2014년 국내에서 환수됐으나 신중도 행방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23년 6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미국 소재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현황조사 과정에서 시카고대학 스마트미술관에 보문사 신중도가 소장되어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 사실을 확인한 조계종은 총무원장 진우스님 명의로 2023년 8월과 12월 스마트미술관에 신중도가 한국에서 도난된 성보임을 알리고 반환을 요청하는 서신을 두차례 보냈다.
스마트미술관과 협의 후 지난해 11월 조건 없는 반환을 합의해 같은 해 12월 말 환수를 마쳤다.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 참석한 대한불교조계조 총무원장 진우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3/NISI20250423_0001825704_web.jpg?rnd=20250423160710)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 참석한 대한불교조계조 총무원장 진우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email protected]
진우스님은 이날 고불식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도난당했던 예천 보문사 신중도가 본래 도량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하게 된 영광스러운 인연의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깊은 감사와 환희심을 느낀다"며 "이 인연은 단지 환수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우리 모두의 불심과 문화유산에 대한 사명의식이 만들어낸 공덕"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아직도 귀환하지 못한 수많은 도난 성보들이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며 "부처님오신날의 자비광명이 온 세상에 퍼지는 이 뜻깊은 시기에, 불자 여러분을 비롯한 모든 분이 문화재 환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지속적인 동참을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예천 보문사 신중도는 1767년 혜잠 스님이 그린 불화로, 좌우에 제석천과 위태천을 크게 그렸다. 현전하는 다른 신중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우수한 화풍과 구성의 희소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신중도는 1989년 당시 함께 도난됐다가 환수된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같은 해 같은 화승이 그려진 불화다. 삼장보살도는 환수 후 그 독창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12월 국가지정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 참석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3/NISI20250423_0001825707_web.jpg?rnd=20250423160816)
[서울=뉴시스]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에 참석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5.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응천 국가유산청은 이날 축사에서 "스마트미술관이 이 불화를 돌려줄 수 있었다는 것은 아마 부처님의 가피 때문"이라며 "한눈에 봐도 18세기 신중도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고 상태도 좋아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문젯거리가 충분히 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원활한 환수를 위한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도로 마련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정희 국외 소재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이 그림에는 봉안처 이름이 없고 조성된 연대도 없었는데 조계종이 불교 도난 백서를 발간해 계속 관리하고 국가유산청도 도난 문화재 사이트에 이 문화재들을 계속 관리해서 이 그림이 보문사의 신중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번 환지본처는 초파일을 앞두고 불자들에게 가피가 아닐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신중도는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됐다가 보문사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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