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돌연 파병 인정은 미국과 협상 지렛대용"-NK 뉴스
파병 부인 지속하면 협상력 약화 가능성
군사동맹 선언으로 오히려 강화 노려
우크라 내부 전선 투입은 서두르지 않을 듯
![[서울=뉴시스]북한 병사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과 전투하는 모습. (출처=로시스카야 가제타 동영상 캡처, NK 뉴스에서 재인용) 2025.4.3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30/NISI20250430_0001831399_web.jpg?rnd=20250430065627)
[서울=뉴시스]북한 병사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과 전투하는 모습. (출처=로시스카야 가제타 동영상 캡처, NK 뉴스에서 재인용) 2025.4.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전 세계가 알고 있음에도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사실을 부인하던 러시아와 북한이 갑작스럽게 인정한 이유를 두고 각종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NK NEWS)는 29일(현지시각)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가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 내부적으로 파병 소문이 확산하는데 따른 대응 필요성도 작용했을 것으로 지적했다.
NK 뉴스는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가 세계 정치 질서를 재편하려 시도하는 시점에 맞춰 군사동맹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반을 마련한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렛대 확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미국과 협상에서 지렛대를 마련하기 위한 ‘윈-윈’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미국 및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신속히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교착 상태였던 협상 국면을 전환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교수 겸 국제 위기 그룹 크리스토퍼 그린 컨설턴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정치적 자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병을 계속 부인한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요소로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학교 러시아 연구원은 러시아의 발표가 트럼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날 있었음을 주목해 푸틴이 자신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푸틴은 자신이 이 전쟁을 무기한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고 지적했다.
먼데이는 미국이 러시아에 북한과 협력을 중단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가 “전장에서 다져진 우정”이라는 수사를 사용한 것이 푸틴이 동맹국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임을 전하려는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선전 강화
홍 연구위원은 북한 매체가 쿠르스크 승리를 선전함으로써 김정은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는 한편 상호 군사 지원을 염두에 둔 러시아와의 동맹을 부각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은 북한이 자국 병력을 “영웅”으로 띄우고 전사자 기념비를 세우는 등이 파병 소문이 퍼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파병 문제에 대한 태도를 전면 전환했다. 파병을 정당화함으로써 국내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린은 북한이 파병을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대한 방어”로 묘사함으로써 내부에서 파병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국제 사회 반응
한국 통일부는 파병은 “국제 규범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이며, 체제 유지를 위해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비인도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로 결코 은폐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불법적 군사 협력”이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밝히고 국제 사회가 두 독재국가들의 추가적 공모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의 파병이 갈등을 연장시키는 것을 우려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북한군 파병이 러시아의 “절박함”을 드러내는 신호로 간주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망
우크라이나는 북한 병력이 이미 우크라이나 전투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린은 북한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참여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으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돈바스 일부 지역이 이제 자국 영토에 편입됐다고 주장한다”며 “북한이 이를 근거로 돈바스 지역에 파병 또는 노동자 파견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크렘린은 워싱턴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북한군을 다른 지역에 투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먼데이는 푸틴이 트럼프와 협상을 추구하는 한 북한의 전쟁 참여가 “저강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이 “매우 도발적 행위”라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와그너 그룹이 하던 역할에 북한 인력을 투입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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