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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을 넘어서는 교육' 강연, "너무 정치적"…대관 '퇴짜'

등록 2025.05.23 15:13:38수정 2025.05.23 16: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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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혜학교, 강당 대관 취소 반발…행사 진행 방침

서울공예박물관, 정치 현안 관련 행사 대관불허 입장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에 지혜교육공동체 지혜학교. (사진=지혜학교 제공) 2025.05.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에 지혜교육공동체 지혜학교. (사진=지혜학교 제공) 2025.05.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구용희 박대로 기자 = 광주의 대안교육기관이 정치색을 띤 강연이라는 이유로 서울공예박물관이 사전협의 없이 강연이 예정된 강당 대관 계약을 취소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건립한 서울공예박물관은 그동안 정치 현안 관련 행사에 대해선 대관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3일 철학·인문학 대안교육기관인 지혜학교(지혜교육공동체)에 따르면 공공성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시민 강연이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호남권·경상권에서 학교 입학설명회를 겸한 시민 강좌를 열 계획인 것이다.

상반기 강좌의 주제는 '교육 대전환'이다. 국헌문란으로 대통령이 탄핵 되고 내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 속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성찰과 전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강연은 전남대학교 철학과 박구용 교수가 맡았다.

지혜학교는 수도권 강연을 위해 지난달 17일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을 통해 24일 공예박물관 교육동 강당 사용을 예약했다. 박물관 측으로부터 사용 확정 공문도 받았다.

지혜학교는 이를 토대로 시민 강좌 일시와 장소를 대외에 홍보했다. 그러나 박물관 측은 행사 불과 나흘 전 지혜학교에 강당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지혜학교 관계자는 "박물관 측이 대관 취소 사유로 '시민을 위한 박물관 자체 행사가 계획돼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가 나중에는 강연 내용이 매우 정치적이어서 대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을 넘어서는 교육'이라는 (강연) 제목이 있는데 이를 트집잡았다. 처음 취소를 통보한 근거와도 전혀 달라 오히려 박물관 측 행태가 정치적으로 보인다"며 "사전 조율도 없이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미 널리 사용 중인 내란이라는 용어가 정치적 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지혜학교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이번 강연의 목적과 방법도 매우 공공적"이라며 "이 시대 철학·인문학·생태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할 뿐이다. 이 땅에서 교육이 내란의 자양분이 되는 방향으로 뒤틀려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규정에 근거를 둔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초 지혜학교가 대관 신청 당시 대관 목적으로 입학설명회를 기재했다가 뒤늦게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용이 포함됐음을 알렸다는 게 박물관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서울공예박물관은 그간 정치 현안 관련 행사에는 대관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공간이 정치적인 장이 될 경우 순수성이 훼손되고 본연의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공예박물관은 정치나 종교, 영업행위 관련 행사에는 대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혜학교가 정치적인 사안을 빼고 당초 취지였던 입학설명회로만 개최할 경우 강당 이용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지혜학교는 예정대로 서울공예박물관 강당에서 해당 강연을 진행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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