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강원랜드 사칭 온라인 카지노…불법카지노 3단계 드러나

등록 2025.06.09 15:08:00수정 2025.06.09 15:34: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해외 운영자+국내 총판+‘반가상’ 충전시스템

‘반가상’ 계좌로 돈 빨아들이는 불법 카지노 구조

지난 5월 말부터 홍보, 운영되고 있는 강원랜드 사칭 온라인 카지노 영상.(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5월 말부터 홍보, 운영되고 있는 강원랜드 사칭 온라인 카지노 영상.(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랜드를 사칭한 불법 온라인 카지노의 실체가 더 깊고 조직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일 강원랜드를 사칭한 불법 온라인 카지노 본보 보도 이후 이를 추적하는 민간 감시 네트워크의 활동 해당 사이트의 자금 흐름과 운영 체계가 차츰 윤곽이 밝혀지는 상황이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랜드 사칭 불법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의 실질적 운영자는 동남아 기반 외국인 조직으로 추정된다. 한국 내 총판이 이를 유통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텔레그램을 통해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현재 이들은 SNS를 활용해 ‘강원랜드 공식 온라인 카지노’, ‘문체부 인허가’, ‘700% 환영 보너스’ 등 눈속임 문구로 포장해 순진한 고객들의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 흐름이다. 이들은 기존의 선불카드·가상계좌 대신, 일명 ‘반가상’(가상계좌의 절반)이라고 불리는 대포통장 기반 충전시스템을 사용한다. ‘반 가상’은 속칭 ‘장집’이라 불리는 대포통장 납품업자가 수백개의 인터넷 뱅킹통장과 대포통장을 가지고 도박사이트에서 충전, 환전을 대행해 주는 방식이다.

브로커들이 공급하는 무한한 개인 명의 계좌에 사용자가 직접 돈을 입금하게 하고 이를 총판이 회수해 해외로 송금하는 구조다.

이 ‘반가상’ 충전 방식의 실체는 청소년도박 예방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가 확인했다. 이 단체는 강원랜드 사칭 도박사이트의 실제 충전 계좌를 분석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특정 은행·계좌의 패턴'을 포착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토스, 농협은행 등 비대면 실명 인증 기반의 인터넷뱅킹 계좌가 집중적으로 쓰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도박없는학교 조호연 교장은 “도박 이용자들이 무심코 입금한 계좌가 결국 불법 도박 수익의 송금 통로가 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이런 계좌의 패턴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내부 리스크 차단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는 민간이 수작업으로 계좌를 추적하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은행이 합동 대응하면 일주일 내 상당수 계좌가 차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박없는학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충전 계좌 수집·분석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일종의 ‘불법 도박 충전계좌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조 교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피해를 입거나 자녀 계좌가 도용되는 사례까지 있어, 민간 차원에서라도 이 충전망의 실체를 추적하는 게 절실하다”면서 “은행권, 수사기관, 방송통신심의위 모두 지금보다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원랜드가 9일부터 홍페이지와 전광판에 안내하고 있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 피해예방 안내 공지문.(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랜드가 9일부터 홍페이지와 전광판에 안내하고 있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 피해예방 안내 공지문.(사진=강원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달 28일 강원랜드를 사칭한 불법 카지노사이트를 확인한 후 방송통신심의위윈회에 해당사이트 차단요청과 전자민원 추가 조치를 진행했다.

또한 9일부터 강원랜드 홈페이지와 카지노 영업장 내 대형 전광판에 ‘강원랜드 사칭 불법 온라인 카지노 주의’제목의 고지를 통해 “강원랜드는 관계 법령에서 정한 영업장 외 온라인 카지노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법기관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6개월 내 해당 사이트를 차단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만 급증할 것으로 우려돼 대대적인 피해방지 대책 강구가 필요할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