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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획이 물고기의 성장을 막는 진화를 촉진한다"

등록 2025.06.28 08:54:42수정 2025.06.28 0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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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동부 대구 어획 금지 6년 지나도록 큰 대구 없어

포획 피하도록 작은 크기로 자라는 유전자 변이 발생

[서울=뉴시스]독일 게오마르(GEOMAR) 해양연구센터의 한귀영 박사가 발트해에서 잡힌 작은 대구를 들고 있다. (출처=게오마르 연구소 홈페이지) 2025.6.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독일 게오마르(GEOMAR) 해양연구센터의 한귀영 박사가 발트해에서 잡힌 작은 대구를 들고 있다. (출처=게오마르 연구소 홈페이지) 2025.6.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남획으로 대구의 씨가 마른 발트해에서 어획이 금지된 지 6년이 지났다.

그러나 한때 어린 아이만 하던 크기의 대구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으며 작은 고등어 크기의 대구만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더 이상 대구가 크게 자라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진화한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학숳지에 발표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발트해 동부에서 대구는 거대한 트롤 어망으로 포획했으며 어망의 성근 그물코 덕분에 큰 물고기만 잡히고 작은 물고기들은 빠져 나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한동안 큰 대구가 잡히지 않는 이유가 어망에 잡힐 정도로 큰 대구가 모두 잡힌 때문이라는 설명이 주류였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남획이 대구의 빠른 진화를 촉진했음을 시사한다.

작고 성장 속도가 느린 대구가 생존에 유리해지면서 유전적으로 작게 자라는 쪽으로 개체군이 이동한 것이다.

결국 오늘날 대구가 작아진 이유는 큰 개체가 모두 잡힌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대구가 크게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대구 물고기 내이에 있는 이석을 집중 연구했다. 이석은 물고기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커지면서 나이테처럼 고리 무늬가 새겨지기 때문에 대구의 나이와 성장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채취된 동부 발트해 대구의 이석을 분석해 최근 연도에 잡힌 물고기일수록 평균 크기가 훨씬 작고 성장 속도도 느린 것을 확인했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대구의 평균 길이가 48% 줄었다.

연구자들은 이어 대구의 DNA에서 성장 속도와 관련된 각종 유전자 변이들을 분석했다. 

통계 분석 결과, 이러한 변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변해온 것이 확인됐다.

논문 저자인 독일 게오마르(GEOMAR) 해양연구센터의 한귀영 연구자는 이를 외부의 진화 선택 압력이 작용한 증거라고 밝혔다. 한 박사는 한국인이다.

대구가 크게 자라지 않도록 하는 진화 압력은 남획만이 아니며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도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수온 상승 압력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이 있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2019년 어획이 금지된 이후에도 더 이상 크기가 큰 대구를 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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