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이 끌고, 정다빈이 밀고…신구조화 희망 본 여자축구

한국, 대만 꺾고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

베테랑·신예 어우러진 세대교체 속 값진 결실

신상우 감독 "신구조화 한 방향으로 간다"

[수원=뉴시스] 김선웅 기자 =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시상식에서 우승국 대한민국 대표팀 신상우 감독과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5.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신상우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의 자신감이 20년 만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으로 이어졌다.

신상우호는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5 EAFF 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최종전 결과 한국, 일본, 중국이 1승 2무로 '승점 5' 동률을 이뤘다.

동아시안컵은 승점이 같은 팀들을 ▲상대 전적 ▲골 득실 ▲다득점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중일은 서로 맞붙은 경기에서 모두 비겨 상대 전적과 골 득실로는 순위가 갈리지 않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3골)이 중국(2골)과 일본(1골)을 제치면서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신상우호는 2005년 첫 대회 이후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왕좌를 탈환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해 10월부터 신 감독 체제에 돌입했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꾸준히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에서 호성적을 거두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었다.

취임 기자회견 당시 신 감독은 "세대교체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관찰했을 때 젊은 선수들이 많다. 차츰 세대교체가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수원=뉴시스] 김선웅 기자 = 16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한민국 vs 대만 경기, 패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지소연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07.16. [email protected]

신 감독은 꾸준히 신예들을 발탁하고 세계 강호들과의 친선경기에 적극 기용하며 테스트를 진해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신 감독이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진행한 세대교체를 실전에서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주장 이영주(경주한수원)와 공격수 최유리(버밍엄)가 부상 이탈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신상우호는 베테랑과 신예를 조화롭게 운용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한국 여자 축구 '전설' 지소연(시애틀)이 중심을 잡았고, 강채림(수원FC위민), 이금민(버밍엄), 장슬기(경주한수원), 김혜리(우한)가 포지션 곳곳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지소연과 장슬기는 중국전과 대만전에서 나란히 골망을 가르며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신예 중에선 일본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정다빈(고려대)을 비롯해 김민지, 정민영(이상 서울시청), 문은주(화천KSPO), 노진영(문경상무), 김신지(AS로마) 등이 빛났다.

해당 선수들은 모두 2000년대생으로 대부분 신 감독 부임 이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거나 본격적으로 A매치를 누비기 시작한 새내기 태극낭자들이다.

신 감독이 부단히 노력한 세대교체가 완벽한 신구조화로 이어져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었다.

감격스러운 우승 이후 신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달랐다. 고참 선수들의 간절함이 소집 때부터 느껴졌다. 그런 간절함을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훈련할 때 그런 모습들과 행동들이 '이번 대회는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이 우승으로 신구조화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는 선수들에게 맘껏 즐기라고 하고 싶다. 나 역시 오늘만 즐기고, 이후엔 열심히 선수들이 뛰는 현장을 찾겠다"고 전했다.

동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여자대표팀은 다가올 국제 대회를 위해 계속 담금질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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