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대세' 리틀 심즈의 주술·'브릿팝 전설' 펄프의 주문…英 음악의 여전한 주권
올해 20년 맞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
![[인천=뉴시스] 영국 래퍼 리틀 심즈가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 = 펜타포트 사무국 제공) 2025.08.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03/NISI20250803_0001909239_web.jpg?rnd=20250803001209)
[인천=뉴시스] 영국 래퍼 리틀 심즈가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 = 펜타포트 사무국 제공) 2025.08.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 공원에서 열린 '2025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현장. 이 축제를 통해 첫 내한한 영국 '힙합 대세'인 래퍼 리틀 심즈(Little Simz)는 샤먼 같았다.
몽환적이면서 강렬한 리듬은 물론 영감에 넘치는 태도는 독보적이었다. '우먼(woman)'의 '브루클린 레이디스, 노 유 허슬 온 더 데일리(Brooklyn ladies, know you hustle on the daily)'를 부르는 대목에서, '브루클린 레이디스'를 '코리안 레이디스'로 바꿔부르는 센스는 대한민국을 껴안았다.
심즈의 좋은 래핑의 방점은 주체성에 있었고, 그녀의 섬세한 의식은 내내 흘렀다. 그건 언어, 국적에 상관 없이 음악적인 보편성의 연대로 빠져드는 과정이었다.
'시프(Thief)'를 시작으로 한 시간동안 15곡을 넘게 들려줬는데 무엇보다 심즈의 음악엔 경계가 없었다. 심즈 덕분에 또 되새긴다. 음악은 구획을 지우는 양식이다. 나약하게 경계를 짓는 우리를 위해 음악은 있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과 동갑내기인 심즈는 그의 솔로 정규 2집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Right Place, Wrong Person)'의 수록곡인 '도모다치'를 피처링하며 국내 음악 팬들에게 이름을 더 알렸다. 폭염보다 더 뜨거운 한국 관객 반응에 연신 "인크레더블"을 외친 심즈는 새삼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노래하고 춤을 추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인천=뉴시스] 영국 밴드 '펄프'의 프런트맨 자비스 코커가 2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서 공연하고 있다. 펄프의 내한공연은 결성 47년 만이다. (사진 = 펜타포트 사무국 제공) 2025.08.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03/NISI20250803_0001909242_web.jpg?rnd=20250803001529)
[인천=뉴시스] 영국 밴드 '펄프'의 프런트맨 자비스 코커가 2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나서 공연하고 있다. 펄프의 내한공연은 결성 47년 만이다. (사진 = 펜타포트 사무국 제공) 2025.08.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펄프는 자신들의 지난 과거를 요약한 무대를 선보이지 않았다. 약 90분 동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게 아닌, 현재 진행형의 밴드라는 걸 보여줬다. 우리말로 "지금 여러분은 pulp의 572번째 공연을 보시게 된 거예요"라는 인사말로 시작한 공연은 브릿팝의 매혹을 증명하는 주문(呪文)이었다.
예순살이 넘은 프런트맨 자비스 코커의 현란한 몸짓은 특히 섹시한 브릿팝 보컬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보여줬다. 브릿팝 4대 천황 중에서도 가장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이들의 음악은 젊은 세대에게 브릿팝의 다양성이 무엇인지를 증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코커는 티(tea)를 마시는 내용이 등장하는 '아크릴 애프터눈스(Acrylic Afternoons)'에선 티백을 객석에 던졌다. 관객들 사이에선 "누가 '차(茶)의 나라' 영국에서 온 영국인 아니랄까봐" 같은 반응이 나왔다.
막판에 떼창을 부른 '커먼 피플(Common People)'을 빼놓고는 펄프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평범한 사람'처럼 사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자 답인 이 곡이 10분간 계속되자, 열대야의 밤은 황홀경에 빠졌다. 그 열기를 그대로 이어간 무대, 스크린이 돋보인 '어 선셋(A Sunset)'은 펄프 첫 내한공연의 완벽한 피날레였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장기하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5.08.01.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01/NISI20250801_0020913597_web.jpg?rnd=20250801201900)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장기하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5.08.01. [email protected]
올해 20년을 맞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이렇게 국내 음악 팬들에게 짜릿한 첫 경험을 계속 선사 중이다. 단편선 순간들, 로다운 30, 메써드 등 국내 록 신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이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도 이 페스티벌 덕분이다.
올해 펜타포트의 마지막 날인 3일엔 미국 얼터터니브 상징 중 하나인 싱어송라이터 벡(Beck·벡 데이비드 캠벨)이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그는 이번 축제를 통해 9년 만에 내한한다.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를 비롯 '자우림', 밴드 '델리 스파이스' 출신인 '스위트피' 김민규 등 국내 록 신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밀레나, 한로로, 윤마치 등 새롭게 떠오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에 참여한 한국계 미국 대세 래퍼 오드리 누나 등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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