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서 놀다가, 빗길 걷다가 미끌…여름은 '낙상의 계절'
고관절 골절, 보행장애 등 합병증 위험도
15~20분간 냉찜질하고 골절부위 고정
50세 이상 여성, 작은 낙상도 골절 위험
![[구례=뉴시스] 신대희 기자 = 지난 2019년 8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물놀이 중 골절상을 입은 40대 남성을 소방대원들이 응급 처치하고 있다. 2019.08.04. (사진 = 전남도소방본부 제공.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8/04/NISI20190804_0015468634_web.jpg?rnd=20190804174449)
[구례=뉴시스] 신대희 기자 = 지난 2019년 8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물놀이 중 골절상을 입은 40대 남성을 소방대원들이 응급 처치하고 있다. 2019.08.04. (사진 = 전남도소방본부 제공.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email protected]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총 289만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 가량인 138만명이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한 달간에만 47만명이 골절로 진료를 받아 겨울철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전체 골절 환자 중 상당수가 50세 이상 중장년층으로 낙상 사고가 집중되는 연령대다.
여름은 안전한 계절이라는 인식과 달리, 낙상 사고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수영장, 계곡, 샤워실, 젖은 인도 등 미끄러지기 쉬운 환경이 많고, 장마철 젖은 바닥이나 슬리퍼 착용 등도 위험 요소가 된다. 특히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중장년층에게는 한 번의 낙상이 손목, 발목, 고관절 등 주요 부위의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 이후 통증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한 타박상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절은 통증과 함께 붓기, 멍, 관절의 움직임 제한이 동반되며 손끝이나 발끝의 감각 이상, 저림, 관절의 비정상적인 각도 변화 등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관절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거나 체중을 실을 수 없을 경우도 골절 가능성이 높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낙상 후에는 가능한 한 6~24시간 이내에 병원을 방문해 영상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며 "부기가 심해지기 전에는 골절 위치나 변위 여부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지연되면 비정상 유합, 관절 강직, 신경 손상 같은 2차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골절 부위는 손목, 발목, 고관절이다. 손목 골절은 보통 낙상 시 손을 짚는 반사 동작에서 발생하며, 특히 여성에게 많다. 골밀도가 낮은 상태에서 손목 끝 부위가 부러지는 '요골 원위부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발목 골절은 비틀림이나 미끄러짐에 의해 발생하며, 겉보기엔 큰 이상이 없어 염좌로 오인되기 쉽지만, 뼈가 어긋난 전위 골절일 경우 방치 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에서 특히 위험하다. 엉덩방아를 찧는 낙상으로 대퇴골 경부가 부러지는 형태로 발생하며,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고 회복 기간도 길다. 이후 보행 장애나 합병증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어 조기 치료와 재활이 중요하다.
응급처치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골절이 의심되는 부위는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냉찜질을 15~20분간 시행해 부기를 줄인다.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천으로 압박 지혈을 하되, 혈류를 차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임시 조치 이후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X-ray(엑스레이)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료는 골절의 위치와 손상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뼈의 어긋남이 없고 관절면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경우에는 깁스나 보조기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골절 부위가 어긋났거나 관절면을 침범한 경우에는 핀 고정술이나 금속판 삽입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금속 내고정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이 시행되며, 수술 후 재활치료가 동반돼야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한편,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체 골절 환자 중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60.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여성 환자는 약 108만 명으로, 남성 환자(약 66만 명)보다 1.6배가량 많아 골절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에서 골절 발생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폐경 이후 급격한 골밀도 감소와 균형감각 저하, 일상 속 낙상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이유로 중장년층 여성은 대표적인 골절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민슬기 원장은 "50세 이상 여성은 작은 낙상도 심각한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골절 예방을 위해서는 근력 강화 운동, 골밀도 정기 검진, 낙상 유발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