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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 어디 갔나' 영동군, 수사 의뢰…"기부금품법 등 위반"

등록 2025.09.02 14: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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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철 군수 감사 결과 중간발표…"관리 소홀도 인정"

43그루 중 20그루 생육, 13그루 고사, 10그루 실종

조경석은 부지 정리 과정서 분실…"수사 의뢰할 것"

영동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사진=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동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사진=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동=뉴시스]연종영 기자 = 기증받은 조경수(造景樹)의 행방이 묘연해진 사안을 조사 중인 충북 영동군이 일부 기증재산의 분실·도난 가능성을 확인하고,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뉴시스 8월 21일·26일 보도>

군은 2일 '기증재산 관리 소홀과 부적정 처리 의혹에 관한 특정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소중한 자산을 기증한 분의 숭고한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군 재산을 허술하게 관리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영철 군수는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기증자 A씨에게 직접 이 같은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기부금품의 모집·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증자가 용도를 명시한 지정기탁서를 제출하도록 조처하고,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수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생략한 실수를 인정했다.

또 '공유재산·물품 관리법'과 '영동군 물품관리 조례'에 따라 기증품 조서와 수령증을 작성하고 물품관리대장에 등재해야 하는데도 누락한 점, 수목 고사(枯死) 후 불용품 폐기조서나 망실·훼손 보고서 역시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을 특정감사로 밝혀냈다.

기증 재산에 대한 관리가 전반적으로 소홀한 점과 일부 수목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란 점도 확인했다.

군에 따르면 기증자 A씨는 2022년 6월 영동군에 기증한 조경수가 48그루라고 언론에 밝혔지만, 감사반원들이 파악한 기증수량은 43그루다.

군은 "이 가운데 20그루는 현재 정상적으로 생육 중이고, 나머지 23그루 중 13그루는 식재 현장에 뿌리 흔적이 있어 '고사'된 걸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10그루는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방을 찾지 못한 10그루는 관리 소홀로 인한 '자연 고사'로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고 외부로 무단 반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가 조경수와 동시에 기증했던 15t 분량의 조경석에 대해선 "당시 '일라이트 바비큐장'에 하역해 보관중이었으나, 2023년 8월 17~23일 사이 '2023영동포도축제' 행사장 부지 정리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특정했다"면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상충하는 점을 고려해 수사기관을 통해 진위를 가리고, 분실된 조경석의 최종 행방을 추적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최근 제기한 '추가 이식과 작업비용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선 "기증수 식재 등 시기는 6월 7~8일이 맞다"면서 "실제 작업일수, 작업비용 지출과 관련한 부분을 정밀 조사 중"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행방을 알 수 없는 기증 수목과 조경석에 대해선 즉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기증재산 관리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남은 감사기간(8월 19일부터 한 달) 모든 역량을 집중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최종 감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영동군은 2022년 4월, 레인보우힐링관광지를 아름답게 꾸밀 조경수와 조경석을 기증받기 시작했다.

그해 6월 목단(모란)·향나무 등 조경수와 조경석을 영동군에 기증했던 A씨는 최근 '내가 기증한 나무와 조경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주장했고, 군은 특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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