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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 '관세 제동'에 뒤바뀐 승자…중국 웃고, 유럽 울고, 한·일 허탈

등록 2026.02.23 10:58:42수정 2026.02.23 11: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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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5% 일괄 관세'로 선회…고율 관세 맞던 중국 등 실질 관세율 하락

거액 투자 약속하며 '15% 합의' 마친 한국·일본은 상대적 불이익

전문가들 "트럼프 협상 지렛대 약화"…추가 조사 등 리스크 여전

[평택=뉴시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립 무역 감시기구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는 이번 대법원 판결과 그에 따른 15% 일괄 관세 전환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는 브라질과 중국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02.22.

[평택=뉴시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립 무역 감시기구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는 이번 대법원 판결과 그에 따른 15% 일괄 관세 전환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는 브라질과 중국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02.22.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교역 상대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판결 직후 전 세계 수입품에 '글로벌 관세 15%'를 일괄 부과하겠다는 플랜B를 꺼내 들자, 그간 관세의 표적이 됐던 중국 등이 오히려 관세 인하 효과를 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립 무역 감시기구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는 이번 대법원 판결과 그에 따른 15% 일괄 관세 전환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는 브라질과 중국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평균 관세율이 13.6%포인트(p) 하락해 인하 폭이 가장 컸으며, 중국 역시 7.1%p의 하락 효과를 누리게 된다.

요하네스 프리츠 GTA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으로부터 가장 거센 비판을 받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기반 고율 관세의 표적이 됐던 중국·브라질·멕시코·캐나다 등이 가장 큰 관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존 20~30% 안팎의 징벌적 고율 관세를 적용받아 왔지만, 관세가 15%로 일괄 하향 조정되며 평균 관세율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보게된 것이다.

동맹국은 역풍…영국·EU 평균 관세 상승

반면 동맹국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10% 관세를 확보했으나, 평균 관세율이 2.1%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 역시 EU는 15% 관세율을 확보했지만, 평균 관세율은 0.8%p 상승한다.

영국상공회의소는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4만 개 영국 기업이 "실망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에 미국과의 대화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전 영국 통상부 관료이자 현재 컨설팅사 SEC 뉴게이트 소속인 앨리 레니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다시 10%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은 있으나, 이는 선의라기보다 추가 양보를 요구하는 조건부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기 협상'·'대규모 투자' 나선 한국·일본, 셈법 복잡해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대규모 투자 약속과 함께 관세율을 낮췄던 국가들이 오히려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자동차·철강 등 특정 품목 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일본은 지난해 자동차·부품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기 위해 5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과 대만도 각각 3500억 달러와 2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과 맞바꿔 15%의 관세율을 확보한 바 있다.

지정학 컨설팅업체 APAC 어드바이저의 스티븐 오쿤 CEO는 "미국과 합의해 15% 이상의 관세를 수용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며 "트럼프의 협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재협상을 시도할지, 보복을 피하기 위해 기존 합의를 유지할지가 과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폴 나도 역시 "실질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국가가 이번 판결의 승자"라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약해진 몽둥이'…추가 조사 변수

전문가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협상력이 과거보다 약화됐다고 분석한다. 폴 나도는 "트럼프의 협상 지렛대가 약해졌다. 이제 그는 예전만큼 강력한 몽둥이를 들고 협상장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전면 관세를 부과하겠며 '플랜 B'를 제시했고, 다음 날 이를 15%로 인상했다. 해당 관세는 24일 오전 0시1분(한국 시간 오후 2시1분) 발효될 예정으로, 의회 승인 없이 150일간 유효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IEEPA와 같은 유연성은 사라졌지만, 조사를 통해 정당성이 확인되면 언제든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기존 무역 합의의 연속성은 유지될 것이며, 어느 국가도 합의 무효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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