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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선거 3개월 앞으로…차기 리더 누가되나

등록 2025.10.09 08:00:00수정 2025.10.09 0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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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황성엽 출사표…서유석 회장 연임 변수될 듯

박정림 등 잠재 후보로 물망 올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 일정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추석 이후 본격적인 표심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후보들 면면에 대한 주목도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시작되는 선거 일정에 앞서 후보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사·부동산신탁사 등 전체 정회원사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표의 가치는 1사 1표가 30%, 회비 납부액을 기준으로 차등 배분된 70% 방식이 병행해 상대적으로 대형 회원사의 영향력이 크다. 금투협 선거는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 등에 대해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 협회장을 맡는 것과 달리 민간 기업 출신이 회장직을 맡는 경우가 많아 관치금융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와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2명이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 전 대표는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해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를 거친 관료 출신으로 민·관을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메릴린치증권, SK증권, 코람코운용, 현대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와 함께 금융투자협회 비상근 부회장,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경험을 토대로 금융 당국과 소통을 책임지겠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운용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에 그간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았던 운용업계의 표심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황 대표는 신영증권에서 38년 근무한 증권업계 '정통파'로 평가받는다.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자산운용, 법인사업, IB, 경영총괄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폭넓은 업계 이해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출마와 함께 은행 중심의 금융 체제를 투자은행 중심 구로로 전환해야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서유석 현 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서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활성화, 디딤펀드 출시 등 성과를 내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회원사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가 잇따르며 연임에 도전할 경우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연임에 대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히지만, 내부에서는 협회 출범 당시 황건호 회장의 사례를 들며 조심스레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나온다. 금투협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가 통합해 출범했는데, 당시 증권업협회 수장이던 황 회장이 초대 협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이밖에도 대형 증권사 CEO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강력한 주자로 꼽히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는 경북대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며, 대우증권에서 일하며 IB 부문 전문성을 쌓았다. NH투자증권에서 대표를 지낸 뒤 올해 초부터 메리츠증권에서 IB담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역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데 협회장에 선출될 경우 여성으로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서울 영동여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전 대표는 삼성화재, 국민연금, KB국민은행 등을 거쳐 KB증권 대표로 취임하며 첫 여성 대표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선거에서 출마를 고사한 유상호 한투증권 부회장과 정일문 부회장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회원사 투표로 이뤄지는 금투협 선거 특성상 미래에셋그룹과 한투그룹의 영향력이 막강한데, 현직 서유석 회장이 미래에셋 출신인 만큼 이번에는 한투그룹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히 수장을 뿝는 것이 아닌 국내 자본시장의 방향성을 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의 혁신과 규제 완화 기조가 강조되면서 금투협의 역할 역시 커질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차기 회장의 정책 방향에 따라 자본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단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크다"며 "신임 회장은 업계의 숙원인 규제완화와 국민 자산 증대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투협은 오는 11월 관례에 따라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일정 및 선출방식을 확정한 이후 투표를 진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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