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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궐도 속으로 걸어들어간 밤…몰입형 궁궐 탐방 '동궐동락' 첫선

등록 2025.11.12 17: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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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공연 관람, 후원 산책

야참과 텀플러에 담은 차 제공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동궐! 동락!"

조선시대 창경궁을 지키던 순라군들이 빈양문(정치공간인 외전과 생활공간인 내전을 구분하는 문) 앞에서 군호(궁성 등 군사 구역에서 순라군들이 신분을 확인하려고 사용한 비밀 신호)를 외쳤다.

도화서(조선시대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관청)의 화원들은 초대장에 적힌 군호로 답했고, 본격적인 동궐도 그리기 작업이 시작됐다. '동궐동락’은 '함께 즐기는 두 궁궐'이란 뜻의 군호였다.

도화서 화원이 보낸 초대장에는 '세자 저하께서 동궐의 지도를 그려오라 하교하시니, 이에 창덕궁과 창경궁의 구석구석을 거닐며 궁의 숨결과 그 안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10일 밤, 창경궁 정문 홍화문 앞에 도화서 화원 2명이 이 초대장을 받은 야간 궁궐 활용 프로그램 '동궐동락' 사전 리허설 참가자들을 맞았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화원들이 '동궐도'를 그리는 설정 아래 해설과 극 관람을 결합한 몰입형 궁궐 탐방과 동궐 후원 자유 관람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홍화문, 명정전 환경전, 통명전, 풍기대를 지나 대춘당지까지 이동하면서 각 장소와 관련된 인물의 일화를 다룬 소규모 극을 관람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몰입형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 궁궐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이날 참가자들이 화원들의 안내를 따라 옥천교를 건너 명정전에 도착하자,  효명세자가 화원들에게 동궐도 제작을 명하는 연극이 펼쳐졌다.

"이제, 한 폭의 그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안에는 왕의 뜻과 화원의 숨결, 그리고 이 궁궐의 시간까지 함께 담길 것입니다. 여러분이 조금 전 보신 장면이 바로 ‘동궐도’가 태어난 순간이었습니다."

화원들은 간단한 전각 설명과 함께 전각에서 일어나는 연극에 대해 소개했고, 명정전 옆 마당에 펼쳐진 흰 화폭에 동궐도 일부가 완성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이어 화원들은 환경전에서 왕의 주치의 대장금의 이야기, 통명전에서는 영조가 사랑한 딸 화평옹주 이야기, 대춘당지에서는 달밤에 훈련하는 군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화원들은 창경궁 대온실 앞에 다다르자 해설을 마쳤고, 참가자들은 이 행사에서만 개방된 영춘문을 넘나들며 창경과 창덕궁 후원의 야경을 감상했다.

창덕궁 후원에서는 부용지, 애련지, 영화당을 둘러보며 밤 산책을 나온 왕과 왕비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영화당에서는 국악 병주 공연을 보면서 동궐의 밤 정취에 취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불 켜진 대온실을 바라보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관람객들이 불 켜진 대온실을 바라보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밤이 깊어져 날이 쌀쌀해지자 일부 참가자들은 창경궁 후원에 있는 대온실에서 창경궁 정문에서 받은 다식과 텀블러에 담긴 따듯한 차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40분간의 자유 관람이 끝나고 대온실 앞에는 완성된 동궐도가 전시된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남편과 함께 부용지를 둘러본 한 참가자는 "전각들을 지나치면서 구경만 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전각에 대한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와서 다음에 오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도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며칠 전 낮에 궁궐에 와서 했던 단풍구경도 좋았지만 조명에 비친 궁궐의 밤 품경이 더 멋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해설만 들었는데 연극도 같이 보니까 훨씬 더 좋았다"며 "외국인들도 연극을 보면 더 기억에 많이 남아 좋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궁 내부를 걷고 있다. 2025.11.1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열린 2025 야간관람 '동궐동락'을 찾은 궁 내부를 걷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동궐동락'은 오는 16일까지 하루 4회씩, 회차당 50명씩 110분간 진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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