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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성 맞나"…일가족 5명 살해한 용인 가장에 재판부 '작심 질타'

등록 2025.11.19 18:13:01수정 2025.11.19 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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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가장 A씨가 2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배우자, 10대와 20대 자녀 등 일가족 5명을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04.24. jtk@newsis.com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가장 A씨가 2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배우자, 10대와 20대 자녀 등 일가족 5명을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정말 반성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피고인을 꾸짖었다.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김종우·박광서)는 19일 A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장은 이날 법정에서 "자기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 모르겠다"며 "너무나 큰 범행을 저질렀고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A씨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 나라기는 하지만 법관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된다"라며 "(피고인이) 나도 자살하려고 했으니 검사의 구형처럼 선고해달라고 하기에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법관과 일반 국민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재판장은 "고개만 숙이고 재판을 간단히 받고 해서는 안 되는 사건인 것 같다"며 선고 기일 전까지 피고인의 심경을 솔직하게 적어 재판부에 제출하라고 했다.

이어 다른 법관도 "피고인이 잘못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지 의문"이라며 "과거로 돌아가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인지 얘기할 수 있느냐"고 A씨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A씨는 한숨을 내뱉으며 일어나 "어떠한 말씀을 드려도 제 마음을 전해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한마디만 한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매일 그런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그는 위 대답을 최후진술로 갈음했다.

검찰은 A씨에게 원심의 구형과 동일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업 실패 후 경제적 부담을 남겨주기 싫다고 가족을 살해했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점을 참작해 원심을 파기하고 검사의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월 14일 오후 9시30분부터 이튿날 0시10분 사이 새벽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부모와 50대 배우자, 20대 자녀, 10대 자녀 등 자기 가족 5명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1~3월 병원에서 처방받아 보관하고 있던 수면제 등을 피해자들에게 먹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승용차를 타고 광주시에 있는 또 다른 거주지로 가 생 마감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3년 광주광역시에서 진행하던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 관련 다수의 형사고소를 당했고, 수십억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이러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계획적 범행인 점, 5명의 가족이라는 피해자의 숫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형법이 정한 가장 무거운 형이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의 의견에 수긍할 만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양형 요소, 재범 위험성 등을 두루 참작하고 사형이 확정됐던 사건들을 고려해 보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한 사정이 완벽히 존재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며 항소심 재판이 열리게 됐다. A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24일 진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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