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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행 17:26'…베이징발 열차엔[베이징 리포트]

등록 2026.03.13 12: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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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객차 중 2량만 북한 들어가…해당 객차는 접근 통제

일부 탑승객들 첫 운행 기념해 탑승…공안이 승객들 감시하기도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이날 평양행 열차인 K27편에 탑승한 한 중국인 대학생이 목적지가 신의주라고 써있는 증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03.13 pjk76@newsis.com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이날 평양행 열차인 K27편에 탑승한 한 중국인 대학생이 목적지가 신의주라고 써있는 증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6.03.13 [email protected]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평양행 17:26.'

6년 만에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이제 매주 월·수·목·토요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행 열차를 타볼 수가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실제 평양까지 가는 열차는 한국인이 탈 수 없다. 해당 열차를 타고 북한에 들어가려면 중국인도 사전에 비자를 받아야 한다.

또 북한으로 들어가는 열차는 베이징에서 오후 5시26분에 출발하는 K27편 객차 중 일부다. 총 18량의 객차 가운데 단 2량만 단둥에서 분리돼 따로 평양으로 향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한국인이 탑승할 수 있는 열차는 북한까지 가기 전 해당 편성 열차의 일부 객차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평양행 열차인 K27편이 중간 정착역인 탕산역에 정차해있다. 평양까지 가는 객차인 열차 맨 끝 2량에는 일반 승객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공안들이 통제하고 있다. 2026.03.13 pjk76@newsis.com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평양행 열차인 K27편이 중간 정착역인 탕산역에 정차해있다. 평양까지 가는 객차인 열차 맨 끝 2량에는 일반 승객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공안들이 통제하고 있다. 2026.03.13 [email protected]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처음 출발한 K27 여객열차를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역까지 14시간가량 직접 타봤다.

중국에선 이미 전국에 가오티에(고속철도) 노선이 발달돼있는 만큼 보통 고속철도를 이용하기 마련이지만 평양으로 가는 해당 열차는 가장 느린 완행열차다. 베이징에서 인근 톈진까지 가오티에로 30분이면 갈 수 있지만 이 열차는 1시간30분가량이 걸린다.

이에 베이징에서 단둥까지도 가오티에로는 4∼5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K27은 3배가량인 14시간이 걸린다. 톈진과 탕산, 산하이관, 선양, 번시, 펑황청 등 중간 정차역도 많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열차가 우선 이튿날 오전 7시35분에 단둥에 도착하면 북한으로 들어가는 2량의 객차를 떼어내 95번 열차와 연결시킨다. 이어 열차는 북한 신의주역까지 간 뒤 다시 52번 열차로 변경해 오후 6시7분에 평양역에서 운행을 마친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평양행 열차인 K27편 객실 내부 탁자에 중간 정착역과 시간표가 쓰인 안내판이 놓여있다. 2026.03.13 pjk76@newsis.com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가운데 평양행 열차인 K27편 객실 내부 탁자에 중간 정착역과 시간표가 쓰인 안내판이 놓여있다. 2026.03.13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북한으로 가는 2량의 열차는 나머지 차량과 색상도 달랐다. 중국의 완행열차는 짙은 녹색이지만 맨 끝에 달린 이들 2량은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또 일반 객차는 옆에 '베이징-단둥'이라고 노선이 써있지만 2량만 '베이징-평양'이라고 적혀있었다.

첫 운행이니만큼 북적거렸던 플랫폼을 뒤로하고 미리 구한 침대칸 객실로 들어서니 빈 자리도 눈에 띄어 내부는 생각보다 한산한 듯했다. 그렇지만 단둥까지 밤새 달리는 열차를 선택해 탄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일반 객실칸으로 건너가봤다. 16호차까지 이동한 뒤 북한으로 가는 2량과 붙어있는 맨 끝 출입문 쪽으로 가니 '통행금지'를 뜻하는 문구가 써있었고 문도 내부를 볼 수 없게 가려진 채 굳게 닫혀있었다.

대신에 일반 좌석이 있는 객실 일부는 상당히 떠들썩했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향하는 K27 여객열차의 차량 연결부분에 통행금지 표시가 붙어있다. 건너편 차량은 해당 열차 차량 중 북한까지 이동하는 차량으로 보인다. 2026.03.12 pjk76@newsis.com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향하는 K27 여객열차의 차량 연결부분에 통행금지 표시가 붙어있다. 건너편 차량은 해당 열차 차량 중 북한까지 이동하는 차량으로 보인다. 2026.03.12 [email protected]

이 열차가 중간 정착역이 있는 만큼 첫 운행을 기념해 인근의 톈진까지만 이동하려는 이들도 꽤 있는 듯했다. 간간이 중국에 들어와있는 외신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탑승한 모습도 엿보였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라는 프랑스 매체의 한 여기자는 분주히 자리를 오가며 탑승객들을 취재했다.

차량을 탑승한 게 신기한 듯 친구들과 큰 소리로 대화하는 젊은 대학생 일행도 눈에 띄었다. 자신을 웨인(21)으로 불러달라는 한 중국인 대학생은 "톈진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다"며 "열차를 타기 위해 톈진까지만 간다"고 말했다.

웨인은 또 자신이 중국 국가여행사로부터 받았다는 여행 허가증 비슷한 증서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해당 증서에는 'K27' 열차편명과 함께 단둥에서 신의주까지 간다는 내용이 기입돼있었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북·중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12일 중국 베이징역 플랫폼에 평양행 열차 K27편이 출발을 앞두고 정차해있다. 해당 여객열차는 단둥에 도착한 뒤 2량만 평양으로 가게 돼있어 나머지 차량에는 단둥행이라는 글자가 써있다. 2026.03.12 pjk76@newsis.com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북·중 여객열차 운행이 재개된 12일 중국 베이징역 플랫폼에 평양행 열차 K27편이 출발을 앞두고 정차해있다. 해당 여객열차는 단둥에 도착한 뒤 2량만 평양으로 가게 돼있어 나머지 차량에는 단둥행이라는 글자가 써있다. 2026.03.12 [email protected]

다만 웨인은 "그냥 소장하기 위해 받은 것일 뿐"이라며 "북한에는 간 적도 없고 앞으로 갈 일도 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일부 젊은 남성은 객실에서 외국인 취재진을 향해 평양행이라는 문구로 추정되는 긴 종이를 들어보이다가 공안에게 붙들려가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공안들은 객실 내부를 수시로 돌며 승객들을 체크했다.

열차 운행 내내 평양행 객차에 대한 경비는 특히 삼엄하게 유지됐다. 톈진과 탕산 등 중간 정착역에서도 플랫폼에 공안들이 대기한 채 해당 차량에 접근하는 이들을 막아서고 경고의 말을 던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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