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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배경 고교생 학업중단율 4% 넘어…전국 학생의 2배↑

등록 2025.11.29 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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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교육통계 발표

지난해 북한배경학생의 학업중단율 2.2%

"학업 부적응·경제적 어려움·트라우마 등"

"인식 개선보다 모둠활동 늘려 적응 도와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2년 8월 서울 노원구 당현초등학교에서 열린 여름방학학교에서 서울지역 탈북 학생들이 선생님과 1대1 멘토링 형식으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받고 있다. 2022.08.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2년 8월 서울 노원구 당현초등학교에서 열린 여름방학학교에서 서울지역 탈북 학생들이 선생님과 1대1 멘토링 형식으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받고 있다. 2022.08.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북한배경학생의 학업중단 비율이 전국 초중고 학생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배경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4%대를 넘겼다. 교내 부적응과 경제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가 발표한 '2025년 북한배경학생 교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배경학생의 학업중단율은 2.2%였다. 이는 같은 해 전국 초중고 학생의 학업중단율(1.1%·한국교육개발원)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북한배경학생'은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서 태어난 학생,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북한이탈주민으로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학생, 국내에서 출생했지만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북한이탈주민인 학생으로 구분된다

올해 4월 기준 북한배경학생은 총 2915명으로 지난해(2645명)보다 10.2%(270명) 증가했다. 초등학생은 1084명(37.2%), 중학생은 801명(27.5%), 고등학생은 795명(27.3%)이었으며 특수학교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등 기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235명(8.1%)이었다.

출생지 별로 살펴보면 국내에서 태어난 학생은 전체의 55.1%(1606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학생은 35.0%(1019명)였으며, 북한에서 태어난 학생은 9.9%(290명)였다.

지난해 4월 기준 초중고에 재학 중인 북한배경학생은 총 2412명이었고, 이중 2.2%(52명)가 학업을 중단했다.

특히 북한배경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4.4%(33명)로 다른 학교급에 비해 높았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2024학년도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2.1%)보다 약 2.1배 높다.

북한배경 중학생의 학업중단율은 2.0%(14명)으로 같은 해 전국 중학생(0.8%)의 2.5배 수준이었다. 북한배경 초등학생은 0.5%로 전국 초등학생의 학업중단율(0.7%)보다 낮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2년 8월 서울 노원구 당현초등학교에서 열린 여름방학학교에서 서울지역 탈북 학생들이 선생님과 1대1 멘토링 형식으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받고 있다. 2022.08.0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2년 8월 서울 노원구 당현초등학교에서 열린 여름방학학교에서 서울지역 탈북 학생들이 선생님과 1대1 멘토링 형식으로 맞춤형 학습 지원을 받고 있다. 2022.08.01. [email protected]


북한배경학생의 학업중단율이 높은 원인으로는 문화와 교육과정의 차이 등으로 인한 학업 부적응, 심리·정서적 트라우마가 꼽혔다.

김지혜 KEDI 연구위원(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소장)은 "북한이나 중국 등 제3국에서 길게 체류하거나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한국 입국 후 문화와 교육과정 차이를 경험한다"며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이나 학교에서 경험하는 교육에 대한 기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북 과정을 거쳤던 친구들은 심리·정서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경우들이 있어 일반 학생보다 학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탈북으로 인한 학업 공백도 학업중단율에 영향을 미쳤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학교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중국에서 장기 은신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학업 공백이 생겨 한국에 들어왔을 때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배경 고등학생이 경제활동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향성도 관찰됐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경우 기초생활수급 비율이 일반 가정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경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북한배경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일반 학생에 비해 여전히 높으나 10.8%를 기록한 2008년 이후 한 자릿수를 유지하며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교육 당국은 멘토링, 심리 상담, 한국어 교육, 진로·직업교육 등을 제공하며 이들이 학교와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위기 북한배경학생을 위한 긴급 교육지원팀인 '돋움지원팀'을 운영해 학생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 방법으로 모색하고 관련 서비스로 연계한다.

교육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배경학생과 일반 학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북한이탈주민 관련 경험이 풍부한 한 임상심리전문가는 "북한배경학생은 집단 내에서 소수고 사회·경제적인 지위도 약하다. 학업중단율이 결과적인 지표"라며 "적응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또래 관계다. 인식 개선보다도 차별과 편견 없이 친구들하고 잘 지낼 수 있는 기회, 운동회같이 실질적으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모둠 활동들이 많아지면 교류하는 데 있어서 더 자연스러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배경학생들도 우리랑 다를 게 없으니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식의 인식 교육은 다수 권력 집단이 소수자 집단을 동화시키려는 태도"라며 "동정과 시혜의 시선 대신 관점을 다르게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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