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리서치 "LPDDR, AI 전력 위기 속 '게임 체인저' 부상"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모바일 전용으로 여겨졌던 저전력 메모리 LPDDR이 인공지능(AI) 시대 서버 메모리의 새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1일 "데이터센터 전력 예산(Power Budget)이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저전력과 고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LPDDR이 빅테크들의 핵심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등이 잇따라 서버용 LPDDR 채택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는 자사의 고성능 CPU인 '그레이스 슈퍼칩(Grace Superchip)'에 기존 DDR5 대신 LPDDR5X를 채택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하이퍼스케일러 전반으로 LPDDR 도입을 촉진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고, 시장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고수익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LPDDR 공급은 빠르게 줄고 있다. 그로 인해 구형 제품인 LPDDR4X 가격도 20% 이상 급등하는 등 공급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HBM 중심의 생산 집중 ▲선단 공정 전환 지연 ▲구형 라인 축소 등을 꼽으며, 중국 OEM의 LPDDR 재고는 6~7주 수준으로 낮아졌고 일부 업체는 3주 미만으로 재고가 바닥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서버의 전력 소모는 랙당 30~100kW 수준으로 기존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LPDDR5X는 DDR5 대비 전력 소모를 75% 줄이면서도 대역폭은 36% 높고 레이턴시(지연시간)까지 개선돼, 고성능과 고효율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메모리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서버용 LPDDR 수요 증가로 칩메이커의 출하량(Q)과 평균판매단가(P)가 동반 상승하고 있으며, 기존 모바일 제품 대비 4~5배 이상의 수익성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관련 부품사로는 티엘비가 대표적이다. LPDDR5X 기반 고부가 PCB를 생산하는 티엘비는 고다층 설계와 HDI 공법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사 진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탈부착 가능한 모듈형 LPDDR(LPCAMM·SoCAAM)의 본격 확산에 따라 신규 매출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AI 서버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한 연구원은 "AI 서버 1대에 탑재되는 LPDDR 양은 스마트폰 대비 30배 이상이며, 서버 고객은 모바일 대비 훨씬 높은 가격 수용력을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DRAM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회복했으며, 업계 최고속(10.7Gbps) LPDDR5X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독점까지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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