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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효진의 정중동

등록 2025.12.04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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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연출 영화 '윗집 사람들' 정아 역

2019년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첫 영화

2년 간 휴식기 마치고 올해 초 활동 재개

"쉬는 기간 행복했다…연기 더 중요해져"

"휴식 이후 현장에서 한 발 더 다가가"

"이제 새로운 연기 원해…차기작은 액션"

[인터뷰]공효진의 정중동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공효진(45)은 2019년에 나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사실상 연기를 하지 않았다. 예능프로그램에 종종 모습을 비춘 적이 있긴 하나 그에 관한 소식은 주로 소셜미디어로, 그에 대한 얘기는 연애와 결혼에 맞춰졌다. 긴 시간 잠행을 마친 공효진은 올해 초 '별들에게 물어봐'로 드라마에 복귀했고, 이번엔 '윗집 사람들'(12월3일 공개)로 영화를 다시 선보인다. 1999년 데뷔 이후 20년 간 쉼 없이 달려왔던 그는 연기에 관한 압박 없이 지낸 시간이 행복했다고 했다. 다만 공효진은 동시에 자기 삶의 코어(core)가 연기라는 걸 그 기간에 다시 한 번 자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전에 한 적 없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2년 정도 완전히 쉬었습니다. 팬데믹도 있었고, 연애도 하고 있어서 그땐 그게 최선이었던 것 같아요. 내 인생에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죠. 잊지 못할 시간이었어요. 작품에 대한 프레셔 없이 다른 패턴으로 살 수 있었으니까요."

공효진은 휴식기를 갖기 전까지 연기 생활을 "충분히 했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꽤나 고된 생활"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원하는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신경 안 써도 되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2022년엔 가수 케빈 오와 결혼했다. "그땐 그런 생각도 했어요. 복귀하더라도 일을 반으로 줄이고 남은 시간은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볼까, 했던 겁니다. 저 스스로 참 오랜 시간 잘해왔다고 느꼈으니까요."

동면에 들어간 공효진은 연기를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연기가 자신에게 중요했다는 걸 알았다. "행복하긴 한데 삶의 의미 혹은 삶의 코어가 살짝 빠진 듯한 상태라는 걸 절감했어요." 고갈됐던 정신과 체력이 회복되자 다시 연기가 절실해졌다. 그러자 전보다 연기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작품에 임하는 마음이 열심이었달까요. 이전엔 제 연기에만 집중했습니다. 제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대목에선 한 발 물러서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그렇지가 않아요. 현장에서 제가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인터뷰]공효진의 정중동


'윗집 사람들'에서도 그랬다. 그는 적극적이었다. 연기 뿐만 아니라 캐스팅 과정에서 역할을 했고 현장에서도 필요하다면 의견 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연출과 각본을 맡은 배우 하정우와 각별한 사이라는 것도 영향을 줬겠지만 그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떠맡았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 이하늬는 "언니가 프로듀서 역할까지 했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자신을 "잔소리꾼이었다"고 했다. "제가 한 행동을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봐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변했다는 건 저도 느껴요. 더 유연해지고 시야가 넓어졌어요."

'윗집 사람들'은 어느새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 정아와 현수가 윗집 부부를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수와 각 방 생활을 하고, 대화는 메신저로 하며, 섹스리스이기까지 한 정아는 눈치 보지 않고 성생활을 즐기며 매일 밤 소음을 만들어내는 윗집 사람들을 내심 부러워 한다. 정아는 저녁 식사 내내 해괴망측한 언행을 보이는 건 물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제안을 하는 윗집 부부가 당황스럽지만 그들의 말에 점차 설득되기 시작한다.

공효진이 연기한 정아는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 다른 세 캐릭터가 관객과 다소 거리가 있는 캐릭터라면 정아는 관객이 감정 이입하는 대상이다. 섹스코미디이자 로맨틱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 공효진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특유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날 것에 가까운 연기로 관객과 소통한다. 정아와 현수의 아파트 한 공간에서 사실상 네 명의 인물만 등장해 107분 간 대화가 이어지는 이 작품에서 공효진은 그가 그간 왜 최고의 로맨스 배우로 평가 받았는지 새삼 증명한다. "제가 제일 잘하는 연기인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전 이것 말고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공효진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휴식을 갖기 전 그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했다. 잘 못할 수도 있다는 데 두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쉬고 나니까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안 해본 것을 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는 얘기였다. "생각해보면 제가 캐릭터 연기라는 걸 해본 적이 있나 싶어요. 차기작은 액션입니다. 액션 근처에도 안 갔던 저인데 일단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새로운 경험을 선택할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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