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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에 이틀새 환율 45원 하락…원화 약세 끊고 반등할까

등록 2025.12.28 06:00:00수정 2025.12.28 06: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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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거래일째↓…1440원 선까지 하락

고강도 구두개입, 국민연금 환헤지 재개 등 영향

"외환수급 개선 효과"…시장서 환율 하락 전망↑

"구조적 달러 강세 요인 여전"…중장기 전망 불투명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49.8원)보다 9.5원 내린 1440.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2.2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49.8원)보다 9.5원 내린 1440.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2.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외환시장에 대한 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과 정책 조합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국은 국민연금, 금융기관, 수출기업, 개인 투자자 등을 상대로 한 전방위 대책을 통해 달러 수급을 조절하고 있어 향후 원화 약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외환 당국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5원 내린 1440.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장중 1484.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정책 대응 등으로 인해 2거래일 간 45원 가까이 떨어졌다.

외환 당국은 24일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표현 수위였다.

1480원대를 용인할 수 없다는 당국의 의지는 정책 대응으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는 곧이어 발표한 세제 패키지를 통해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각하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에 대해 한시적으로 감면하고,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선물환 매도)를 한 경우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내 모기업의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을 95%에서 10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내놨다.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과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통해 외화가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4300억달러를 넘어섰다.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5년 1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306억6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18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6월 반등 이후 여섯달 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보유중인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2025.12.0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4300억달러를 넘어섰다.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5년 1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306억6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18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6월 반등 이후 여섯달 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진은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보유중인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2025.12.03. [email protected]


26일에는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 때 원·달러 환율이 1429.7원까지 떨어졌다. 국민연금은 투자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산의 10% 규모까지 선물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차손을 헤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은 그 만큼의 달러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환헤지는 시장에서 외화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최근 정책 뿐만 아니라 사정(司正) 기능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국세청은 지난 23일 가격담합 등 시장 교란행위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3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을 발표했는데, 조사 대상 중에는 부당 외환 반출 등으로 환율 상승읕 부추긴 11개 업체가 포함됐다.

곧이어 관세청도 26일 ▲법령 위반 무역 대금 미회수 ▲가상자산 등 대체 수단 악용 변칙적 무역결제 ▲무역 악용 외화 자산 해외 도피 등을 통한 불법 무역·외환거래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고 연말 종가를 관리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원화 강세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정부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전방위적인 정책 대응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에 대해 시장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내놓은 여러가지 대책로 인해 외환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이 나타나며 원화 강세를 위한 환경은 조성됐다고 본다"며 "연말을 맞아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며 국내 증시에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오는 등 수급 측면에서 원화 매수세가 우위를 보일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당국의 이번 개입이 원화 강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까지 달러 강세를 유발했던 ▲대미 투자 확대 ▲원화 유동성 확대 ▲성장 부진 등 구조적인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최근 고환율 현상에는 수급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요인이 있는데, (외환당국은) 외환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급 요인을 컨트롤 한 것"이라며 "하지만 환율 곡선 자체를 레벨다운하게 만드는 대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교수는 "우리나라의 유동성 공급 속도가 미국보다 더 높다. 한미간 금리차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가 단행돼야 한다는 방향성도 있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한국은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인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어떻게 기업들이 국내로 오게 할 것인지, 어떻게 투자를 유치할 것인지 등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1.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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