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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피로회복제·기도…새해 첫 주말 강원랜드의 풍경

등록 2026.01.04 10:21:27수정 2026.01.04 10: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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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번호는 5680번, 실제 입장은 2300명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10시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순번 1~20번' 전광판 안내에 따라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10시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순번 1~20번' 전광판 안내에 따라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오늘도 이미 지쳤다."

지난 3일 오전 9시30분.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장 입구는 아직 문이 열리기 전이었지만 로비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충청·전라도·경상도·강원도 각지에서 올라온 고객들이 번호표를 움켜쥔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하루의 에너지는 이곳에서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되고 있었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의 첫 관문은 게임이 아니라 '번호'다. 코로나19 이후 도입된 자동응답시스템(ARS) 입장예약 시스템은 이제 이 카지노를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 강원랜드 입장번호 5680번 입장안내 전광판에 따라 가장 늦은 번호를 받은 고객들이 카지노에 입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 강원랜드 입장번호 5680번 입장안내 전광판에 따라 가장 늦은 번호를 받은 고객들이 카지노에 입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2~3일 전부터 무작위 추첨으로 받은 번호가 500번 이내면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1000번 안쪽이면 "오늘은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선다. 그러나 2000번을 넘어서면 많은 이들은 조용히 마음을 접는다. 이날 발급된 최종 번호는 5680번.

오전 10시부터 20번 단위로 입장이 진행됐고 오전 11시 5분만에 입장은 종료됐다. 실제 카지노에 들어간 인원은 약 2300명. 당첨자의 40%만 입장에 성공했다.
 
카지노 입구 옆 '카지노약국'은 또 다른 대기 공간이었다.

입장 시간을 앞두고 상당수 고객들이 이곳을 찾아 피로회복용 드링크를 구매했다. 새벽부터 장거리를 운전해 내려온 고객들은 "몸이 먼저 반응한다"며 드링크를 단숨에 마신 뒤 다시 입장 줄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게임보다 먼저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다. 카지노 입장 자체가 이미 체력전이기 때문이다.
 
[정선=뉴시스] 지난 3일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서 한 고객이 9000원에 구입한 입장권을 보여주고 있다. 입장권에는 발권 시간, 출입횟수 등이 표기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 지난 3일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서 한 고객이 9000원에 구입한 입장권을 보여주고 있다. 입장권에는 발권 시간, 출입횟수 등이 표기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9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입장권에는 입장번호와 발권 시각, 당일·당월·당년 출입 횟수가 기록된다. 고객은 이 입장권을 신분증과 함께 영업장 입구에서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전 세계 카지노 가운데 출입 시마다 신분증과 입장권을 동시에 확인하는 곳은 사실상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입장권은 단순한 티켓이 아니라 출입을 허가하고 동시에 통제하는 증명서다. 카지노 이용의 시작과 끝이 이 작은 종이 한 장에 달려 있다.
 
같은 시각 카지노 외부 흡연실 맞은편 광장에서는 '도박을 걱정하는 성직자들의 예배'가 조용히 진행됐다. 목사와 성직자들은 조용하게 찬송가를 부르고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기도를 올렸다.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서 '도박을 걱정하는 성직자들의 예배'가 열리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 지난 3일 오전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에서 '도박을 걱정하는 성직자들의 예배'가 열리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예배는 매달 첫 토요일에 열린다. 20년째 이어져 온 풍경이다. 카지노를 향한 욕망과 도박을 경계하는 기도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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