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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유령 함대" 일제히 베네수엘라 항구 탈출

등록 2026.01.06 06:55:37수정 2026.01.06 0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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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박 이름 도용·가짜 위치 송신

여러 척 동시 이동해 추적 어렵게

미 공격 직후 유조선 16척 대거 이동

[서울=뉴시스]미국의 제재를 피해 베네수엘라 석유를 수출해온 유조선 유령함대를 표현한 AI 이미지.(출처=쿠바헤드라인) 2026.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의 제재를 피해 베네수엘라 석유를 수출해온 유조선 유령함대를 표현한 AI 이미지.(출처=쿠바헤드라인) 2026.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이 전격 체포한 직후부터 미국 제재 대상 유조선 16척 이상이 미 해군의 봉쇄를 회피하기 위해 대거 베네수엘라 해안을 벗어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유조선들이 위치를 감추거나 위치 발신기를 끄는 스푸핑 방식을 사용하거나 여러 척이 동시에 이동함으로써 미 해군이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조선들은 최근 몇 주 내내 베네수엘라 항구에 정박해 있었다. 그러나 마두로가 체포된 직후인 지난 3일부터 베네수엘라 항구에서 모두 사라졌다.

이중 4척은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곳을 항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짜 선박명을 사용하면서 실제 위치는 허위로 송신하는 스푸핑(spoofing)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유조선 4척은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항구를 떠났기 때문에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가 도전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머지 12척은 아무런 신호도 송신하지 않고 있으며 위성 영상에서도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달 16일 베네수엘라 석유를 운반하는 유조선에 대해 일방적으로 “완전 봉쇄”를 부과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봉쇄 조치가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격리(quarantine)” 중 하나라며, 정권의 수익 창출 능력을 성공적으로 “마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봉쇄 조치는 미국 기업 셰브론이 미 걸프 연안으로 운송하는 석유는 예외로 한다.

현재까지 미군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거래하려던 유조선 3척을 추적했다. 이중 스키퍼라는 유조선은 지난달 10일 중국으로 향하던 중 미 해안경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센추리스 유조선은 지난달 20일 승선 검색을 받았으나 나포되지는 않았다. 벨라 1이라는 유조선은 미 해안경비대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고 있으며 선박 이름을 마리네라로 바꾸고 러시아 선적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16척의 유조선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추적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선박명이나 위치를 기만하는 스푸핑 외에도 여러 척이 동시에 이동함으로써 미 해안경비대가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최소 3척의 유조선이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면서 베네수엘라 해역에서 같은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는 3척이 공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조선 이동을 감시하는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의 사미르 마다니 공동 설립자는 “유조선이 해상 봉쇄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은 다수의 출항 선박으로 봉쇄망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이후 신호 송신을 중단하고 항구를 떠난 12척의 유조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베네수엘라는 원유를 수출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미국의 봉쇄 이후 석유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달했으나 생산을 중단하면 유전과 기반 시설이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출항한 선박들은 석유 중개상 알렉스 사브와 라몬 카레테로가 계약한 선박들이다.

이들 중개상은 모두 마두로 일가의 사업 파트너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 3일 이동하던 16척 가운데 15척은 이란산과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선박들이다. 이른바 ‘유령함대’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각종 기만전술을 사용해 왔다.

원유를 가득 실은 아퀼라 II는 케이프 발더라는 선박의 신호를 발신하면서 위치 좌표를 위조해 발트해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베르타는 에크타라는 가명을 사용해 나이지리아에 있는 것으로 표시했다.

베로니카 III는 DS 벡터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 연안에 있는 것처럼 가장했다.

베스나는 프리야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지난 4일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수백 km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 있었다. 다른 3척과 달리, 원유를 싣고 있지 않은 듯 빠르게 이동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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